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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교통허브 확장 기로”…강원 수소 교통복합기지, 상용차 전환→인프라 분수령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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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가 춘천시 동내면 학곡리에 조성한 수소 교통복합기지가 2일 준공식을 거쳐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액화수소충전소와 정비시설, 복합관리동, 고압용기 검사동, 주차·차고지를 한데 묶은 종합형 인프라로, 상용 수소 버스와 수소 트럭의 안정적 운행을 뒷받침할 기반 시설로 평가된다. 수소 모빌리티 전환을 핵심 축으로 삼은 도의 친환경 교통 전략이 물리적 토대를 확보해 강원권 수소 교통망 확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춘천 수소 교통복합기지는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통합형 수소 모빌리티 거점으로 설계됐다. 기지 내 액화수소충전소는 하루 최대 2천kg 이상을 공급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 수소 버스 100여대를 충전 가능한 용량을 갖췄다. 액화수소는 기체 대비 부피가 크게 줄어 대용량 저장과 고효율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형 상용차와 노선버스 운행에 유리한 에너지 매체로 꼽힌다. 강원도는 이러한 기술적 이점을 활용해 도심과 산악·동해안 권역을 잇는 광역 노선에 수소 버스를 확대 투입하고, 물류 차량의 친환경 전환을 병행하는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소 교통허브 확장 기로”…강원 수소 교통복합기지, 상용차 전환→인프라 분수령
“수소 교통허브 확장 기로”…강원 수소 교통복합기지, 상용차 전환→인프라 분수령

사업비 구조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수소 교통 인프라를 전략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수소 교통복합기지 조성에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총 199억5천만원이 투입됐으며, 국비 99억5천만원에 도비 30억원, 시비 70억원이 더해졌다. 국토교통부, 강원도, 춘천시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했고, 강원테크노파크가 수행기관 역할을 맡아 지역 산업 생태계와의 연계를 도모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지방·연구기관이 역할을 나눠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이 이후 타 지역 프로젝트의 표준 모델로 작용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강원도는 수소차 보급에서도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11월 기준 도내 수소차 등록 대수는 3천466대로, 인구 대비 보급률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충전 인프라는 춘천 수소 교통복합기지를 포함해 현재 15개소가 운영 중이며, 12월 태백 통동 수소충전소가 가동되고 2026년 3월 속초 노학동 충전소가 문을 열면 17개소로 늘어난다. 도는 강릉 주문진과 고성, 동해 지역에도 충전소 추가 구축을 협의하고 있어, 내륙과 동해안, 산간 지역을 잇는 입체적 충전망 구성이 구체화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의 중장기 수소차 보급 목표와의 연계도 주목된다. 중앙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차 30만대 보급을 추진 중이며, 강원도는 도내 보급 대수를 6천650대 수준까지 확대하고 수소충전소를 30개소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수소차 확대가 실질적 교통 부문의 탄소배출 감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차량과 충전 인프라를 동시에 늘리는 균형 전략이 필수라는 점에서, 춘천 수소 교통복합기지는 보급·운영·정비·검사 기능을 한데 묶어 총비용을 낮추는 거점으로 기능할 여지가 크다.  

 

수소 경제의 현실성에 대한 논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생산 단계의 이산화탄소 배출, 수소 가격 경쟁력, 안전 규제 수준 등 해소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상용차와 버스 분야에서 수소 연료전지는 장거리 주행과 짧은 충전 시간, 높은 적재 효율을 바탕으로 전기 배터리 시스템과 차별화된 해법을 제시해 왔다. 업계에서는 액화수소 인프라를 중심으로 장거리 물류망과 광역 대중교통 분야에서 수소 상용차 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광래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수소 교통복합기지가 강원이 미래 기후 기술 산업으로 도약하는 핵심 기반 시설이라고 규정했다. 김 부지사는 정부의 2030년 수소차 30만대 보급 정책 방향을 언급하며, 강원도 역시 수소자동차 6천650대 보급과 수소충전소 30개소 확충 목표를 제시했다. 전문가는 춘천 수소 교통복합기지가 계획대로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인접 지자체의 상용 수소차 도입을 견인하는 광역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으며, 강원도의 수소 산업 전략이 단순한 정책 선언을 넘어 교통·물류 시스템의 실질적 전환으로 이어지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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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춘천수소교통복합기지#액화수소충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