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캠 차단 전면에 경찰 출신 대사 카드”…정부, 캄보디아·북핵 외교라인 전면 재정비
한국인이 연루된 온라인 범죄 확산과 북핵 협상 재가동 가능성을 둘러싸고 정부와 외교부가 외교 라인 재편에 나섰다. 치안 전문가 출신 인사를 캄보디아 대사로, 북핵 협상 담당 전문가를 전략정보본부장에 배치하며 현안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외교부는 11월 28일 김창룡 전 경찰청장을 주캄보디아 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노린 온라인 스캠과 인신매매, 불법 도박 등 초국가 범죄가 잇따른 상황을 겨냥한 인사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김창룡 신임 대사는 경찰대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은평경찰서장,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등을 두루 거쳤다. 또 주상파울루 영사, 주미국참사관 겸 영사를 역임해 해외 공관 실무 경험도 쌓았다. 강력 사건과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범죄 대응을 모두 다뤄온 이력에 더해, 해외 치안 협력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캄보디아 부임 이후 양국 공조에 활용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경찰 최고위직 출신 인사의 캄보디아 부임이 현지에 설치된 코리아 전담반과의 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인 피해가 발생하는 온라인 스캠과 불법 체류, 각종 조직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캄보디아 수사 당국과의 공조를 한층 촘촘히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치안·수사 분야 경험이 풍부한 대사가 직접 현지 기관과 접촉하면서 실질적인 단속 및 송환 협력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외교부는 또 차관급 직위인 외교전략정보본부장에 정연두 주튀르키예 대사를 임명했다.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북핵 협상의 수석대표 역할을 맡는 자리로, 대북 제재·완화 논의와 북미·한미 공조 조율의 핵심 축이다.
정연두 본부장은 외무고시 25기 출신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북핵정책과장, 북핵외교기획단장을 거치며 북핵 문제를 전담해온 대표적인 정책통이다. 그간 남북, 북미 대화 국면에서 실무 전략을 짜온 경험을 토대로 향후 북핵 협상 재개 시 정부 협상 라인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외교부 안팎에선 정 본부장 인선을 두고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에 전문성과 연속성을 강화한 인사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이날 외교부는 실장급 인사도 함께 발표했다. 대변인에는 박일 전 주레바논 대사가 임명됐다. 공공외교대사에는 임상우 주인도 공사, 경제외교조정관에는 박종한 개발협력국장이 각각 발탁됐고, 기후변화대사에는 견종호 주밴쿠버 총영사가 임명됐다.
대변인 교체는 외교부 정책 방향과 현안 대응을 대외적으로 설명하는 창구를 재정비한 조치로 평가된다. 공공외교대사와 경제외교조정관, 기후변화대사 인선은 국가 이미지 제고, 공급망·경제안보 협력, 탄소중립 등 신안보 의제 대응이 중요해진 외교 환경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정부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지역에서의 한국인 보호와 초국가 범죄 대응, 북핵 외교 라인 재정비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새로 임명된 인사들이 배치되는 대로 양자·다자 협력 채널을 점검하고, 북핵·기후·경제안보 현안을 중심으로 후속 외교 일정을 조율해 나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