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연장 버디퍼트 극적 성공”…김선미, 3년 만의 부활→챔피언스투어 8승 감격
숨막히는 결승 연장전, 3m의 거리에서 미끄러진 그린 위에 모든 시선이 모였다. 군산 컨트리클럽의 잔잔한 긴장감을 관통한 순간, 김선미의 오른손에서는 탄탄한 자신감과 끝없는 인내의 시간이 모두 응축된 듯한 버디 퍼트가 완벽하게 홀컵을 찾아들었다. 오래 견뎌온 고통과 지난 시간의 묵직한 의미가, 볼이 홀에 떨어지는 찰나 긴 응원과 함께 꽃피었다.
김선미는 2025년 9월 9일, 한국여자프로골프 챔피언스 투어 그린부 5차전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135타로 우승했다. 특히 정윤주, 문지영의 끈질긴 추격을 뚫고 2차 연장 18번 홀에서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번 우승은 2022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감격의 순간이었다.

김선미는 “통산 7번째 우승 이후로 성적이 흔들렸지만, 마음을 비우고 치니 다시 우승이 찾아왔다”며 자신을 다독였다. 지난해 손가락 수술과 허리 통증까지 이겨내며 8월 한 달 20회가 넘는 라운드를 소화했던 집념 또한 드러냈다. 땀으로 버티고 훈련으로 달군 결실은 챔피언스투어 통산 8승에 기록됐다.
또 한 명의 주인공, 김미경은 만 54세 이상 선수들이 겨루는 골드부에서 첫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차 연장 접전 끝에 진보경을 꺾고 최종합계 6언더파 138타로 우승한 김미경은 “뜻밖의 우승이라 얼떨떨하다”며 다소 긴장된 마음을 내비쳤다. 챔피언스투어에서 오랜 시간 꿈을 키워온 그는 딸 김민영과 함께 투어 출전을 바라보는 소박한 목표도 덧붙였다.
집념과 성숙함, 세대를 잇는 도전과 응원이 뒤섞인 더운 오후. 연장전을 마친 두 선수의 표정엔 해방과 희망, 그리고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온 시간의 빛이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수많은 박수를 등에 업은 이 기록들은, 한국 여자골프계에 또 다른 용기를 전하며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