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가 11.76 급등”…케이엔알시스템, 하이브리드 EHA 상용화 기대에 반등세 강화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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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엔알시스템 주가가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기술 상용화 기대를 바탕으로 급반등하며 로봇 부품주의 대표 수혜 종목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12월 8일 로봇용 하이브리드 리니어 액추에이터 개발 소식과 미국 차기 행정부의 로봇 산업 육성 정책 기대가 맞물리며 단기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술력이 향후 실적과 글로벌 공급망 진입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8일 케이엔알시스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76 오른 2만6,600원을 기록했다.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 속에서 최근 한 달 동안 등락을 반복하던 주가가 강한 반등 국면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52주 최고가 3만5,9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조정 구간에 머물러 있지만, 이날 거래량이 165만 주를 넘기고 거래대금이 438억 원 수준으로 증가하며 매수세가 눈에 띄게 유입됐다.

[분석] 하이브리드 EHA 상용화… 케이엔알시스템 로봇부품주 모멘텀 재부각
[분석] 하이브리드 EHA 상용화… 케이엔알시스템 로봇부품주 모멘텀 재부각

시장의 시각에서 이번 주가 급등을 이끈 직접적인 요인은 세계 최초 로봇용 하이브리드 리니어 액추에이터 개발과 여기에 더해진 글로벌 정책 모멘텀이다. 회사가 독자 개발한 유압·전동 통합 구동 기술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부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로봇 산업 육성 전략이 구체화되는 과정이 알려지며, 케이엔알시스템이 글로벌 로봇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가 엇갈리며 손바뀜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외국인은 전반적으로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주가 급등을 전후해 일부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흐름이 포착됐다. 기관 역시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진 않았으나, 유동성이 살아난 구간에서 매수 전환 여부가 단기 주가 탄력성을 가늠할 변수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기관 매수가 동반될 경우 단기 기술적 반등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동종 업계와의 비교에서도 케이엔알시스템의 특성이 드러난다. 시가총액 약 2,898억 원, 상장주식수 약 1,089만 주로 코스닥 시가총액 317위에 해당하는 중소형주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등 대형주와 비교할 때 몸집이 가벼운 만큼, 로봇 관련 이슈나 정책 모멘텀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외국인 지분율은 0.67 수준으로 현대로템 33.23, 두산밥캣 36.67 등에 비해 크게 낮다. 향후 외국인 유입에 따른 수급 개선 여지가 남아있다는 평가와 함께, 현재로서는 글로벌 장기 자금의 방어막이 얇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재무와 밸류에이션을 놓고 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2024년 9월 분기 기준 케이엔알시스템의 매출액은 26억 원 수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 65.12, 당좌비율 127.62 등 재무 안정성 지표는 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되지만,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주가 수준은 기존 실적보다는 로봇 부품 사업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된 구간으로, 가치 대비 저평가 접근보다는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둔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주가를 떠받치는 핵심 동력은 기술 혁신이다. 회사가 공개한 로봇용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는 유압의 강한 동력과 전동 모터의 정밀 제어를 결합해 로봇 관절 구동 효율을 크게 끌어올린 기술로 소개됐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뿐 아니라 재난 구조, 우주 항공, 원전 해체 등 극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특수 목적 로봇에도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신소재 기술로 로봇 무게를 줄인 점도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적 해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글로벌 산업 환경 역시 우호적인 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로봇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국내 부품사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원전 해체 로봇과 같은 특수 목적 로봇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경우 유압 기술에 강점을 보유한 케이엔알시스템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근 비금도 조형물 관련 대형 계약 금액이 크게 정정 공시되는 등 개별 프로젝트의 변동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드러나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도 거론된다.

 

업계 내부에서 케이엔알시스템은 독보적인 유압 로봇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순수 로봇 기업이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것과 달리, 케이엔알시스템은 시험장비와 로봇 부품 사업이 혼재된 구조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로봇 부품 사업 중심으로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 최초 타이틀을 보유한 기술이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체적 성과를 확인해야 본격적인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중소형 로봇 부품주 특유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한 접근이 요구된다. 단기적으로는 12월 8일 종가 2만6,600원대 안착 여부가 기술적 관점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이 가격대를 지지할 경우 3만 원 선 돌파 시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지만,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져 2만4,000원 선을 하회할 경우 조정 폭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2025년 흑자 전환 성공 여부와 글로벌 로봇 기업과의 구체적인 수주 계약 체결이 추세적 상승을 뒷받침하는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기술 성과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된 만큼, 향후에는 실질적인 이익 개선 속도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일 프로젝트 계약 변경이나 해지에 따른 공시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관련 뉴스 흐름을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제시된다. 로봇 테마 특성상 글로벌 금리 수준과 성장주 선호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거시 환경 변화와 정책 기대의 온도 차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케이엔알시스템의 기업 가치 평가는 로봇 부품 사업의 매출화 속도와 글로벌 로봇 산업 성장률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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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엔알시스템#로봇용하이브리드액추에이터#e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