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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보안 자율 혁신 앞세운 하나은행 정보보호 수상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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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가속으로 금융권 사이버 위협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자율보안 기반의 정보보호 성과를 인정받으며 업계 보안 경쟁의 분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 확장과 함께 증가하는 보안 리스크에 대응해 다계층 방어체계를 구축한 점이 평가를 받으면서, 금융 산업 전반의 보안 거버넌스와 기술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은행은 20일 열린 금융정보보호 컨퍼런스 2025에서 금융위원장 정보보호 유공자 표창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표창은 금융보안원이 주최하는 연례 금융보안 행사에서 수여되며, 정보보호 정책과 기술, 운영 체계 전반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기관에 돌아간다. 금융정보보호 컨퍼런스는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금융권 대표 보안 컨퍼런스로, 각 금융사가 자사의 보안 전략과 신기술 적용 사례를 공유하는 장이기도 하다.

하나은행은 특히 비대면과 사이버 금융환경에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다층 구조의 보안 방어체계를 고도화한 점이 핵심 평가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다계층 보안 방어체계는 단일 방화벽이나 인증 수단에 의존하지 않고,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사용자인증, 이상행위 탐지 등 여러 단계에서 위협을 동시에 탐지하고 차단하는 구조를 뜻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다층 방어가 최근 랜섬웨어, 피싱, 계정 탈취형 공격처럼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공격에 대응하는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또 하나은행은 비대면 채널 확대에 맞춰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 환경에서의 사용자 인증 고도화, 접속 단말과 네트워크 이상징후 실시간 모니터링, 내부 시스템 접근 통제 강화 등을 병행해왔다. 은행 내부에서는 고객 데이터 보호를 위한 암호화 수준을 높이고, 정보 접근 권한을 세분화하는 등 데이터 중심 보안 체계를 강화해 사이버 위협 관리 역량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수상에는 정보보호 가치 확산 활동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보안 교육과 침해사고 대응 훈련, 고객 대상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예방 안내 등 보안 인식 제고 프로그램을 병행해온 점이 정량적인 기술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지표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사이버 공격 패턴이 사람의 부주의나 사회공학 기법을 노리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금융권에서 보안 문화 확산은 기술 못지않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자율보안 중심의 금융보안 선진화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는 정보보안 전반의 안정성 증대와 사이버 위협 대응, 지속 가능한 정보보호 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율보안은 외부 규제나 점검 위주가 아니라, 금융사가 스스로 위협을 탐지·분석·대응하고 보안 수준을 상시 개선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규제 준수 중심에서 벗어나 위협 정보 공유,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나은행은 금융보안 전담기구인 금융보안원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금융보안원과 함께 사이버 위협 정보를 공유하고, 자율보안 체계 마련과 금융보안 정책 연구에 참여하며, 공동 모의훈련과 사고 대응 체계 점검 등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금융보안원 주도의 위협 인텔리전스와 모의침투, 취약점 분석 결과를 업무 시스템 설계와 운영 정책에 반영해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근 인공지능 기반 이상거래 탐지,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보안 아키텍처 재설계, 보안 운영 자동화와 같은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보안 운영센터에 머신러닝 기반 탐지와 자동 대응을 접목해 대응 시간을 줄이고 있는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은행의 이번 수상은 향후 자율보안과 다계층 방어를 결합한 보안 아키텍처가 국내 금융권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금융정보보호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각 은행의 보안 전략과 성과가 비교되는 만큼, 기술 투자와 보안 인력 확보, 금융보안원과의 공동 대응 체계 구축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하나은행이 구축해온 자율보안 기반 금융보안 모델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서비스로 이어질지, 그리고 금융소비자 신뢰 제고로 연결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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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금융정보보호컨퍼런스#금융보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