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모빌리티·제조혁신 견인”…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산업 경쟁력→기술 인재로 증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2025년 하반기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여성 부문과 영 엔지니어상, 12월 엔지니어상 수상자를 발표하며 국내 제조업과 모빌리티 산업 전반을 이끄는 핵심 기술 인재들의 면모가 드러났다. 특히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친환경 포장재 공정, 방재 복합소재, 고성능 연삭공구, 방위산업용 구동모터, 조선 자동화 로봇, 정밀 센서와 분석장비에 이르는 수상 분야는 자동차와 조선, 방위산업, 화학·환경 산업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기술 자립과 경쟁력 강화 흐름을 상징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와 같은 엔지니어들의 성과가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기반을 다지고,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스마트팩토리 전환을 견인하는 중추적 토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 부문 수상자는 유은영 현대모비스 책임연구원, 조영선 삼아알미늄 팀장, 김연진 일등인터내셔널 대표가 선정됐다. 유은영 책임연구원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ADAS 분야에서 차선 유지 보조 LKA, 고속도로 주행 보조 HDA와 같은 주행 편의 기능과 전방 충돌 방지 보조 FCA 등 주행 안전 기능의 기술 개발과 양산 적용을 주도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지능형 안전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ADAS 시스템은 차량의 반자율주행 구현과 사고 저감에 직접 연결되는 핵심 모듈로, 유 책임연구원이 참여한 기술은 전자제어 알고리즘과 센서 융합 기술, 정밀 맵 데이터 처리 역량을 복합적으로 요구하는 고난도의 연구 분야로 분류된다.

조영선 삼아알미늄 팀장은 식품 포장재 제조 공정에 쓰이는 에틸아세테이트 EA 용제를 회수·정제해 재활용하는 친환경 합지 공정을 구축해 연간 약 3억 원 수준의 원가 절감을 이끌어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EA는 대기오염과 작업환경 악화 요인으로 지적돼 왔으며, 회수 효율을 높이면서도 포장재 품질을 유지하는 공정 설계는 공정 제어 기술과 재료 공학을 종합적으로 요구하는 도전 과제였다. 조 팀장의 공정 개선 성과는 비용 절감을 넘어 유기용제 사용량과 배출량을 줄여 환경 규제 대응과 ESG 경영에도 기여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으며, 식품·포장 산업 분야의 친환경 전환을 가속하는 실질적 모델로 활용될 전망이다.
김연진 일등인터내셔널 대표는 국내 최초로 방수 및 방화 기능을 동시에 갖춘 맨홀 관로구 안전 기술을 적용해 높은 기밀성과 방재 기능을 갖는 복합재료를 개발했다. 도시 인프라에 사용되는 맨홀과 관로는 홍수, 화재, 유해가스 유출 등에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으며, 김 대표가 개발한 복합재료는 수밀성과 내화성을 동시에 강화해 지하 시설물의 재해 대응 역량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화재와 침수 피해가 동시에 우려되는 복합 재난 상황에서 해당 소재는 도시 인프라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기술적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 스마트시티 인프라와 연계된 지능형 관로 시스템의 기반 기술로 확장될 여지도 크다고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차세대 리더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된 영 엔지니어상에는 이강수 제일연마공업 팀장과 이정빈 코모텍 선임연구원이 선정됐다. 이강수 팀장은 대형 절단휠과 철도 레일연마 공구, 베어링 연삭 및 슈퍼피니싱 하이브리드 연마 디스크를 개발해 연삭공구 성능을 50퍼센트 향상시키는 동시에 생산 원가를 25퍼센트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마 공구는 자동차와 철도, 베어링, 기계 부품 등 정밀 제조 현장에서 제품의 수명과 안전성, 소음과 효율을 좌우하는 필수 공정 요소로, 고성능 연마 공구의 개발은 생산 설비의 가동 효율과 에너지 소비, 품질 편차를 동시에 개선하는 파급력을 지닌다. 산업계에서는 이 팀장의 성과가 국내 연마 공구 산업의 기술 자립도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정빈 코모텍 선임연구원은 방위산업 구동모터 기술 국산화를 수행하며 기존 중량 대비 출력을 30퍼센트 이상 높인 감속기 없는 직구동 추진전동기를 개발하고 수출 성과까지 이끌어냈다. 직구동 추진전동기는 감속기를 제거해 구조를 단순화하면서도 정밀 제어와 고출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고난도 기술 영역으로, 진동과 소음, 내구성, 열 관리 등 다중 기술 과제가 뒤엉켜 있는 분야다. 이 선임연구원이 개발한 전동기는 방위산업 장비뿐 아니라 전기 추진 선박, 고정밀 산업용 로봇, 특수 차량 등으로 응용 범위가 넓어, 전동화와 전기 추진 기술을 강화하려는 국내 산업 전략과 궤를 같이하는 성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술이 국방 분야의 전략 자립과 동시에 민수 분야의 전기 추진 시스템 고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월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수상자로는 진형국 HD한국조선해양 책임연구원과 이성만 센서테크 상무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대기업 부문 수상자인 진형국 책임연구원은 로봇 기반 자동화 기술과 선체 변형·제어 기술 분야에서 100건 이상 특허를 출원하며 조선 산업의 생산 공정 혁신을 주도했다. 특히 선체 곡 외판 자동 성형 로봇시스템 국산화를 통해 대형 선박 건조 과정에서 고난도 수작업에 의존해 온 공정의 자동화를 실현했고, 이는 품질 균일화와 작업 안전성 제고, 공기 단축과 인건비 절감 등 다양한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 산업에서의 로봇 도입은 선박 수요 변동성과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선박에 요구되는 정밀 곡면 형상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중소기업 부문 수상자인 이성만 센서테크 상무이사는 화학·생물·방사능 및 환경 분야 센서와 분석장비 연구개발과 제품화를 수행하며 플라스마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국산화했다. 해당 기술은 극미량 물질의 분리와 검출을 가능하게 해 환경 오염원 모니터링과 공정 관리, 안전 진단 등에서 필요한 정밀 분석을 담당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꼽힌다. 수입 장비 의존도가 높았던 분야에서 이 상무이사가 이끈 국산화는 분석 장비 조달 비용을 낮추고, 응답 시간과 서비스 대응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이 기술은 배출가스 규제 강화, 산업 현장의 유해물질 감시, 식품·의약품 품질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어, 국내 제조·환경 산업의 규제 대응 역량을 높이는 중요한 토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수상자들의 공통점으로 고성능·고효율·친환경을 동시에 지향하는 기술 개발 노력을 꼽으며, 첨단 모빌리티와 조선, 방위산업과 환경 기술에 걸친 성과가 국가 제조 경쟁력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ADAS와 전동화 기술 확보가, 조선과 방위산업에서는 로봇 자동화와 고출력 추진전동기 국산화가, 환경·소재 분야에서는 친환경 공정과 고기능 복합재, 정밀 분석기술이 서로 맞물리며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엔지니어 개인의 연구 성과를 발굴하고 조명하는 제도가 우수 인재들의 도전을 촉진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와 조선, 방위, 환경 산업 전반의 기술 축적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로 수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