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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바이오마커 효과 주목”…젬백스, 치매치료제 3상 추진 → 외연 확장 주목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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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 후보물질의 평가 방식이 변화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임상 전략에도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이 개발한 신약 'GV1001'은 최근 글로벌 2상 임상에서 인지 기능 회복 등 1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뇌신경 손상 바이오마커와 환자 삶의 질 개선에서 얻은 긍정적 신호를 바탕으로 글로벌 3상 임상 시험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기존 치매 임상 패러다임이 바이오마커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GV1001의 2상 임상은 미국과 유럽 등 7개국, 초·중기 알츠하이머 환자 199명을 대상으로 52주간 진행됐다. 1차 평가항목 중 안전성은 위약군 대비 뚜렷이 확인됐으나, 표준 인지 기능 설문지(ADAS-cog11)에선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나 투약군의 GFAP(신경교섬유산단백질) 바이오마커 악화 속도와 인산화된 타우단백(p-Tau 181·217) 수치 개선 경향이 관찰됐다. 또 2차 평가지표인 QoL-AD(삶의 질 설문지)에서는 투약군 점수가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이번 임상은 기존 인지 평가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산업계 트렌드를 반영한다. 인지기능 설문평가가 환경이나 환자 상태에 따라 결과 변동이 큰 데 반해, 바이오마커 지표는 객관적 검출이 가능해 신뢰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업계 한 관계자는 "1차 인지지표 통과 실패에도 바이오마커 개선이 관찰되면 다음 임상을 추진하는 방향성이 글로벌 신약개발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반면, GV1001의 뚜렷한 약효와 작용기전에 대해선 신중론도 제기된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가장 폭넓게 검증된 ADAS-cog11 지표에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추가 임상에서도 한계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의문이 나온다. 최근 미국 카사바사이언스가 임상 3상 인지평가 실패 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 사례와 대비된다.

 

GV1001은 베타아밀로이드 축적과 타우 단백질 응집을 억제하는 펩타이드 기반 신약으로, 다중기전(항염증, 항산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병원과 협의 중인 글로벌 3상에서 임상 설계, 평가항목 선정 등 전략 수정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한편 전문가들은 "ADAS-cog11 인지평가에서 위약군 악화가 예상보다 완만해 유효성 비교가 어려웠다"며 "임상 데이터 재분석과 맞춤형 환자군 설정 등 정밀한 접근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는 바이오마커 기반 치매 신약 개발이 기존 평가 지표와 병행 발전할지, 규제 당국의 평가기준이 어디로 이동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가 치매 신약 임상 전략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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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백스앤카엘#gv1001#치매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