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성인용 기저귀가 역전”…시장판도 재편 신호
성인용 기저귀가 어린이용 기저귀 공급량을 추월하는 현상이 위생용품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영유아 인구 감소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업계는 전통적인 소비구조 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어린이용 기저귀(위생깔개 포함) 공급량은 5만 3286톤으로 전년보다 10.3% 줄었고, 반면 성인용 기저귀는 5만 7806톤으로 4.8% 늘었다. 저출산 충격이 제조·바이오 등 생활·헬스 분야 전반에 확산되는 가운데, 국가는 2024년 위생용품 시장 규모가 2조 8716억원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4.6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시장 주도 품목은 변화 중이다. 2024년 생산액 비중은 화장지, 일회용 컵, 일회용 기저귀, 세척제, 일회용 타월이 상위 89%를 차지했지만, 성인용 기저귀의 성장률과 저출산·고령화의 장기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저귀 수급 구조는 합계출산율 0.75명, 65세 이상 인구 급증 등 인구통계 변화와 직접적으로 직결된다.

위생습관·환경 인식도 소비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음식점을 중심으로 일회용 물티슈 사용액이 2024년 565억원(전년 대비 5.8% 상승)으로 늘고, 반복 세탁·살균하는 위생물수건 생산액은 84억원(15.2% 감소)로 떨어졌다. 일회용 컵과 빨대, 일회용 젓가락, 이쑤시개 등은 환경 문제 인식 고조와 정부의 일회용품 저감 캠페인 영향으로 각각 3~28%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과일·채소용 세척제 등은 15.2% 생산액 증가율을 기록, 생활환경 안전 요구가 부각됐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충격이 위생·헬스케어 산업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며 “단순 공급량 변화가 아니라, 신제품 개발과 산업 구조조정 압박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봤다. 식약처는 안전관리 고도화, 수입안전 전자심사24 도입 등으로 행정 절차를 디지털화하며 산업 대응력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산업계는 향후 인구구조 변화가 위생용품 시장뿐 아니라 헬스케어·스마트제조 등 융합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제도·소비문화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구조적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