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대통령·총리 발언 격돌”…국민의힘 연찬회, 당내 비판과 침묵 속 공방

정부와 여당의 정책·리더십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연찬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날아들며 정국이 격랑에 휩싸였다. 당 내외 리스크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공세가 교차하는 양상이다.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처음 열린 장동혁 국민의힘 체제 연찬회는 송언석 원내대표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강도 높은 정부·여당 문제 제기와 당내 경계심이 교차하는 자리가 됐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정책이나 입법, 제도 설계 중 국민·국익에 보탬이 되는 건 얼마든 협조해야 한다”면서도, “하는 걸 보니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범죄 혐의나 전과가 있는 사람은 대통령 나올 생각도 안 했다. 대통령은커녕 하급 공무원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다 보니 범죄자 대통령에 범죄자 국무총리에 온갖 장관 후보자들이 투기에, 갑질에, 표절에, 음주운전에 심각한 상황 아니겠느냐”고도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행사장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별도로 연찬회를 개최하는 상황도 겨냥했다. “여당은 옆에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연찬회를 한다는데 1박에 수십만원, 50만원도 더 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꼬집으면서 야당의 고가 행보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김정재 정책위의장 역시 “워낙 교묘하고, 정말 여우 같은, 포퓰리즘에 능숙한 민주당, 두 얼굴을 언제나 바꿔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며, “저희가 상대하기에 역부족인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연찬회 현장에서는 복장 규정에 맞춘 의원들이 일부 발언에 박수로 화답하는 등 분위기 고조와 동시에 경계심도 감지됐다.

특강 세션에서는 일부 참석자가 피로감을 드러내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특강 해주시는 분들에게 집중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직접 당부했다. 이 밖에도, 장동혁 대표와 당내 경선에서 대립각을 세운 조경태 의원, 일부 친한동훈계 의원들이 별다른 반응 없이 침묵한 점 역시 이번 연찬회의 미묘한 긴장을 더했다. 고동진, 박정훈, 배현진 의원 등 일부 의원은 개인 사유로 불참을 사전 통보했다.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연찬회 도중 김건희특검이 권성동 의원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분과별 토론에 참석했던 권 의원은 관련 질문에 일절 응답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국민의힘은 이날 연찬회에서 노골적 정부 비판과 야당 공세, 당내 침묵이 겹치며 내홍의 기류가 엿보였다. 장동혁 체제 출범 속에서 여야 공방과 지도부 리더십 문제, 그리고 김건희특검 등 변수들이 맞물리면서, 향후 국민의힘의 정국 주도권과 내부 결속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