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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아이들 놀이터로"…카카오게임즈, 취약계층 아동 지원 확산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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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이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과 손잡고 운영 중인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는 디지털 격차 해소와 올바른 게임 이용문화 확산을 동시에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단순 기부를 넘어 게임 기술과 콘텐츠를 활용해 아동 발달과 장애 인식 개선에 기여하려는 시도가 확산되는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세이브더칠드런과 협업해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를 운영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2019년 시작된 이후 게임 문화 접근성이 낮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직접 찾아가는 체험형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2024년까지 총 81회 진행됐고 누적 참가 아동과 청소년은 약 1만7000명에 이른다.

올해만 아동과 청소년 1723명이 게임 콘텐츠를 체험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장애 여부, 연령, 신체 조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설계 단계에서부터 접근성 요소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단순한 오락을 넘어 장애인의 날, 세계놀이의 날, 아동학대 예방의 날 등 주요 기념일의 취지에 맞춘 맞춤형 게임 콘텐츠를 제공해 교육적 메시지와 체험을 결합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오프라인 행사와 달리 생활 공간 중심으로 찾아가는 방식에 방점을 뒀다. 카카오게임즈는 재활병원, 지역아동센터, 특수학교 등 아동과 청소년이 실제 생활하는 공간으로 직접 콘텐츠를 가져가 아동 특화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성남시에 본사를 둔 기업 특성을 살려 관내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올해만 5차례 캠페인을 진행하며 지역 밀착형 활동도 병행했다.

 

기술 활용 방식에서도 접근성 제고와 체험 다변화가 두드러진다. 카카오게임즈는 전문 기관과 협업해 휠체어 e스포츠 게임, 언플러그드 코딩게임, 감정단어 카드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했다. 예를 들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재활병원 캠페인에서는 휠체어 스포츠 게임을 도입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아동도 신체적 제약 없이 경쟁과 협동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기기 없이 알고리즘 개념을 익히는 언플러그드 코딩게임과 감정단어 카드게임은 디지털 문해력과 정서 표현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게임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도가 상용 게임 서비스 기술과 인터페이스 설계 노하우를 사회공헌에 접목한 사례로 보고 있다. 장애 아동을 포함한 다양한 이용자의 신체·인지 특성을 반영해 난이도, 조작 방식, 피드백 설계를 조정하는 과정이 향후 상용 게임의 접근성 기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들이 접근성 메뉴와 장애인 친화형 모드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실험장 삼아 포용적 디자인 모델을 축적하는 흐름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국제아동권리 단체와의 협업은 콘텐츠 기획과 실행 과정에서 아동 보호 원칙을 반영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 참여 환경과 프로그램 내용이 아동권리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특정 기념일과 연계된 교육 메시지 구성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게임이 폭력성 논란의 대상이 되던 과거 인식에서 벗어나, 놀이·교육·재활을 아우르는 도구로 쓰이는 방향으로 산업 이미지 전환을 돕는 효과도 기대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 문화의 핵심 매체인 게임을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공재에 가깝게 활용하려는 시도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축적한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 운영 경험이 향후 장애인 접근성 강화, 교육용 게임 플랫폼, 지역 기반 아동 프로그램으로 확장될 여지도 언급된다. 산업계는 이러한 포용적 게임 콘텐츠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제도와 서비스 구조 속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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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세이브더칠드런#프렌즈게임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