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없는 이별”…모리뉴, 페네르바체 1년 만에 경질→챔피언스리그 좌절 여운
챔피언스리그 본선행이 무산된 29일 밤, 페네르바체 벤치는 어느 때보다 무거운 침묵으로 가라앉았다. 유럽의 수많은 트로피를 손에 쥐었던 모리뉴 감독이 마지막까지 미소를 보이지 못한 경기, 현지 팬들은 불 꺼진 경기장에 남아 아쉬움을 곱씹었다. 1년 2개월 전 화려하게 부임했던 명장의 퇴장이 짧은 여운을 남겼다.
페네르바체 구단은 29일 공식 발표를 통해 모리뉴 감독과의 동행이 끝났음을 밝혔다. 2024년 6월 지휘봉을 잡은 그는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경질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벤피카에 패해 본선 진출에 실패한 직후 이뤄졌다.

모리뉴 감독의 행보에는 기대와 논란이 함께했다. 영국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 인터 밀란과 AS로마, 포르투갈 포르투 등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수차례 우승을 이끌며 세계적인 지도자로 이름을 새겼다. 그러나 페네르바체 부임 후에는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페네르바체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2위에 머물러 정규리그 정상 탈환에 실패했으며, 유로파리그 16강에서 조기 탈락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새 시즌 초반 리그에서는 1승 1무로 무패를 이어갔으나, 유럽 무대에서 벤피카에 막히며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모리뉴 감독은 부임 기간 내내 거친 언행과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튀르키예 리그에 대한 무례한 발언으로 출전 정지와 벌금 징계를 받았고, 갈라타사라이를 겨냥한 인종차별성 발언, 심판 비난 등으로 추가 징계가 이어졌다. 4월에는 경쟁 구단 사령탑과의 충돌로 3경기 출전 정지 처분까지 받으며 불안한 리더십을 드러냈다.
페네르바체는 챔피언스리그의 꿈이 좌절된 뒤 새로운 감독 영입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초반 무패를 기록 중이지만, 모리뉴 감독의 단기 재임과 엇갈린 성적표는 선수단과 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무거운 운명의 갈림길, 경질의 소식은 터키 축구계에 조용한 파장을 일으켰다. 구단은 새 지도자를 찾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 팬들의 지친 시선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