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통합 RCS로 아이폰까지 잡는다”…다우기술, AI 사업 성장 기대에 신고가 재도전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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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기술 주가가 통합 RCS 출시에 따른 성장 기대와 AI 기반 신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신고가 랠리를 재시동했다. 지난 12일 금요일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와 거래량이 동시에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통신·메시징 비즈니스의 구조적 성장과 지주사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가 맞물리며 다우기술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우기술은 이날 3만 7,250원에 출발해 장중 4만 1,450원까지 치솟은 뒤 전일 대비 4,300원 11.62 오른 4만 1,300원에 마감했다. 52주 신고가 4만 2,350원을 코앞에 둔 수준으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만 원 선을 강하게 돌파했다. 거래량은 41만 4,805주로 전일 18만 9,905주의 두 배를 넘어서며 최근 한 달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주가는 11월 말 3만 5,000원대에서 바닥을 다진 뒤 12월 들어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를 나타내며 우상향 흐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다우기술[02359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다우기술[02359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투자 심리를 자극한 직접적인 재료는 기업 메시징 플랫폼 비즈뿌리오의 통합 RCS 지원 소식이다. 기존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활용 가능했던 RCS 메시지 발송이 iOS 아이폰까지 확대되면서, 사실상 국내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를 아우르는 마케팅 채널을 확보하게 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메시지 도달률과 고객 접점이 크게 늘어나 매출 증대로 연결될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메시징 서비스 뿌리오에 도입된 AI 추천 기능 이용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며, AI 기반 B2B 솔루션 사업자로서의 성장 스토리가 부각됐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수 전환이 눈에 띈다. 12일 하루 동안 외국인은 12만 3,918주를, 기관은 3만 2,803주를 순매수하며 개인이 쏟아낸 차익 실현 물량을 대부분 흡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11월 하순 이후 소극적이던 매매 태도를 바꾸며 지분율을 25.8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금과 사모펀드 등 주요 기관도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단기 트레이더가 빠지고 중장기 성장을 노린 이른바 스마트 머니가 들어오는 구도로 해석하고 있다.

 

주가 레벨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도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13일 기준 다우기술의 시가총액은 1조 8,529억 원, 상장주식 수는 약 4,486만 주 수준으로 코스피 중형주에 속한다. 현재 주가수익비율 PER은 2.25배에 그쳐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동종 업계 평균 7.60배의 3분의 1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 PBR 역시 0.27배로 장부가치에도 못 미치는 저평가 국면이다. 시장에서는 그룹 리스크와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감안해도 절대적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며, 실적 턴어라운드에 따라 점진적 리레이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펀더멘털도 주가 재평가 기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다우기술의 2024년 예상 매출액을 11조 6,258억 원, 영업이익을 1조 1,746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다. 2024년 3분기 잠정 실적 기준 영업이익은 4,2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18 늘었고,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도 49.2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29로 두 자릿수를 회복해 이익 체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현금배당수익률도 3.39 수준으로,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고배당주 성격까지 더해지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AI와 SaaS를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다. 다우기술은 HR 특화 솔루션 다우오피스HR에 휴일 대체 및 연차 촉진 자동화 기능을 추가하는 등 B2B SaaS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의 인사, 재무, 마케팅을 통합 관리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이동하려는 전략으로, 이커머스 솔루션 사방넷과 메시징·마케팅 툴을 결합한 락인 효과가 장기적인 현금창출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매출이 확대되면, 기존 메시징 중심의 경기 민감도를 낮추고 이익 변동성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다우키움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변화도 잠재적인 모멘텀으로 꼽힌다. 김동준 키움증권 대표의 경영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그룹 내부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IT·금융 시너지 극대화가 강조되고 있다. 다우기술이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와 인프라에 키움증권의 리테일 금융 플랫폼이 더해질 경우, 새로운 디지털 금융 서비스나 데이터 기반 상품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지주사 격인 다우기술의 기업가치 제고와 지주사 디스카운트 축소로 이어질 여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단기 고점 돌파 여부가 관심사다. 다우기술 주가는 현재 52주 신고가인 4만 2,350원 재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직전 급등에 따라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최근 수급에서 확인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기조가 이어질 경우 3만 8,000원 선이 주요 지지 구간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상단으로 4만 2,350원을 상향 돌파할 경우 위쪽 매물 공백이 열리면서 4만 5,000원대까지 오버슈팅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5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3만 9,000원 안팎에서 분할 매수 전략을 검토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11 이상 급등한 종목 특성상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다. 기술적 지표상 과열 신호가 포착될 경우 거래량이 줄며 기간 조정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리와 환율 등 매크로 변수에 따른 국내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경우, 수급이 취약한 구간에서 주가 등락 폭이 확대될 여지도 남아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국면에서의 분할 접근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향후 다우기술의 주가 흐름은 통합 RCS 기반 메시징 사업 확장 속도와 AI·SaaS 매출 비중 확대, 그리고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방향 등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실적과 배당 정책, 그리고 외국인 수급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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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기술#비즈뿌리오#다우키움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