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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않아도듣지않아도쓴다”…티빙, 접근성강화로 OTT포용확대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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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 OTT 시장에서 접근성 기술이 플랫폼 경쟁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OTT 티빙이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앱 접근성 개선 업데이트를 단행하며 포용적 사용자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AI 추천 알고리즘과 초고화질 스트리밍 등 기존 기술 경쟁을 넘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이용자가 동등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산업 전반의 화두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글로벌 OTT와의 접근성 표준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티빙은 최근 앱 업데이트를 통해 장르별 탭 메뉴, 콘텐츠 안내 문구 등 화면 내 모든 텍스트 정보를 음성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시각 장애인은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제공하는 접근성 옵션을 활성화하면, 화면을 직접 보지 않고도 콘텐츠 탐색, 상세 정보 확인, 재생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메뉴 이동, 재생 버튼, 회차 선택 등 인터페이스 전반이 음성 기반으로 재설계된 셈이다.

스마트 TV 환경에서도 음성 안내 기능을 확장했다. 리모컨 조작에 따라 화면이 전환되거나 메뉴가 바뀔 때마다 변화된 내용을 실시간 음성으로 설명해준다. 시각 장애 사용자는 채널 탐색에 해당하는 OTT 메뉴 내 이동 과정에서 길을 잃기 쉬운데, 이번 기능으로 현재 위치와 다음 행동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어 콘텐츠 접근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티빙의 접근성 전략은 음성 안내를 넘어 배리어프리 자막으로도 확장된다. 회사는 2022년부터 배리어프리 자막 서비스를 도입해 현재 약 260개 타이틀, 2700여 편 에피소드에 적용하고 있다. 배리어프리 자막은 일반 대사뿐 아니라 효과음, 배경음악, 화자 정보 등 청각 정보를 문자로 구현해 청각 장애인이나 난청인도 장면의 맥락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기반 편집 방식이다. 기존 자막 대비 정보량이 많고 타이밍 정확도가 요구돼, 콘텐츠 제작·편집 시스템과의 연동 수준이 플랫폼 경쟁 요소로 작용하는 흐름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확장도 병행되고 있다. 티빙은 영어 기반 배리어프리 환경을 구축해 해외 이용자도 언어와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동일한 품질의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국내 콘텐츠 수출 시 필수 요건이 돼가고 있는 자막·더빙 현지화에 더해, 장애 포용형 시청 경험을 함께 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사례로 해석된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가 청각장애인용 자막과 오디오 설명 기능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산 OTT도 유사한 수준의 접근성 체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글로벌 파트너십과 저작권 유통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비스 적용 범위도 넓혀가고 있다.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 스터디그룹, 내가죽기일주일전, 친애하는X 등 최신작을 중심으로 배리어프리 자막과 접근성 기능을 우선 적용하고, 주요 제작사 작품으로 단계적 확대를 예고했다. 플랫폼에 축적된 접근성 메타데이터는 향후 AI 추천 알고리즘과 결합해, 시청각 장애인의 사용 패턴에 맞춘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

 

국내 OTT와 방송 플랫폼은 그동안 화질·동시접속자 수·콘텐츠 수급 경쟁에 치중해 왔지만, 최근에는 접근성이 사용자 경험의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차별금지법과 방송 관련 고시에서 자막·수어·화면해설 의무 제공 범위를 확대해 온 만큼, OTT 역시 방송과 유사한 수준의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OTT 접근성을 직접 규율하는 별도 법제는 명확하지 않지만, 디지털 플랫폼을 포함한 포괄적 접근성 가이드라인 도입 논의도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는 접근성을 규제와 산업 전략의 결합 지점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미국의 경우 장애인법 ADA와 통신 관련 법령을 근거로 스트리밍 서비스의 자막 제공을 사실상 필수 요소로 간주하고 있고, 유럽연합은 웹 접근성 지침을 통해 공공·민간 디지털 서비스의 접근성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OTT는 이를 충족하기 위해 자막·오디오 설명 제작 공정을 소프트웨어 도구와 자동화 기술로 표준화하고 있으며, 한국 OTT 역시 같은 수준의 자동 생성·검수 기술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티빙 관계자는 이번 개선을 단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이용자가 앱 내 어디에서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재생까지 이어지는 전체 여정을 설계한 경험의 전환으로 규정했다. 나아가 보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OTT를 장기 목표로 내세우며, 앱 구조와 시청 환경 전반에서 접근성 강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는 가입자 증가와 체류 시간 확대가 핵심 성과 지표로 평가된다. 접근성 기술은 고령층과 장애인뿐 아니라 소음 환경, 무음 시청 수요 등 다양한 시청 맥락을 포괄하면서 잠재 이용자 저변을 넓히는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티빙의 행보가 국내 OTT 전반의 접근성 경쟁을 촉발하고, 향후 글로벌 플랫폼 제휴와 규제 논의에서 어떤 기준점으로 작용할지 주시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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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배리어프리자막#ott접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