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분 4배 급증…클로봇, 3분기 흑자 전환에 주가 재평가 본격화
3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과 로봇 산업의 구조적 성장 기대가 맞물리며 클로봇 주가가 재평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에도 외국인 지분이 단기간 급증하며 하방을 지지하는 양상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실적·수급이 동시에 개선되는 성장주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향후 피지컬AI 사업 성과와 해외 진출 가시성이 주가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6분 기준 코스닥 상장사 클로봇은 전 거래일보다 100원(0.19) 내린 5만1,8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말 저점 대비 급등 이후 보합권 등락을 반복하며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11월 25일 장중 3만4,900원까지 밀렸던 주가는 이후 2주 남짓한 기간에 50 가까이 뛰며 5만 원 선을 돌파했다.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이 상승 마감이었고, 전일에는 5만1,900원으로 장을 마쳐 신고가 경신 기대를 키웠다. 단기 과열 부담에도 5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주가가 형성돼 상승 추세는 유지된 것으로 평가된다.
![[분석] 외국인이 쓸어 담았다… 클로봇, 지분율 4배 급증과 흑자 전환의 비밀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1/1765429584718_350122641.jpg)
주가 랠리를 이끈 가장 큰 동력은 실적 턴어라운드와 외국인 매수다. 클로봇은 그간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근거를 확보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 계열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파트너십, 동남아 시장 진출 소식까지 더해지며 로봇 산업 성장 수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순 테마 장세가 아닌 펀더멘털과 수급이 뒷받침된 상승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행보는 눈에 띈다. 집계에 따르면 11월 25일 1.4 수준이던 외국인 보유율은 12월 9일 6.2까지 치솟았다. 불과 보름 만에 지분율이 4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주가가 상승 구간에 접어든 이후에도 외국인은 12월 8일 하루에만 54만 주 이상을 순매수하며 매집 강도를 높였다. 단기 차익 거래보다는 기업의 중장기 성장성에 베팅하는 이른바 스마트 머니 유입으로 해석되며, 개인 투자자 물량을 외국인이 받아내는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은 약 1조2,900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63위권 중형주에 속한다. 외국인 비중이 최근 급격히 불어나며 로봇 업종 상위권인 8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상장 주식 수는 약 2,499만 주로 유동성은 양호한 편이지만, 외국인 매집이 이어질 경우 유통 물량이 잠기며 주가 탄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적 개선은 주가 상승의 핵심 근거로 꼽힌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되며, 단순 외형 성장에서 수익성 개선이 수반되는 질적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 기대를 자극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이 2022년 210억 원에서 2024년 334억 원(추정)까지 우상향하는 흐름이 관측돼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줄였다.
클로봇의 강점은 동종 로봇 기업 대비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에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등 하드웨어 제조 역량에 무게가 실린 업체들과 달리, 클로봇은 범용 자율주행 솔루션과 통합 관제 시스템에 특화돼 있다. 제조 설비와 감가상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매출이 늘수록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구조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다만 아직 연간 기준으로는 안정적인 흑자 기조가 굳어진 상황은 아니라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사업 측면에서 최근 회사가 강조하는 키워드는 피지컬AI다. 클로봇은 휴머노이드사업실을 신설해 인공지능과 로봇 하드웨어를 결합한 피지컬AI 분야로의 확장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파트너십은 기술력과 신뢰도 제고에 기여하는 레퍼런스로 작용한다. 말레이시아 자동화 기업 무브로보틱스와의 협약을 통해서는 국내를 넘어 동남아 제조·물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글로벌 확장 움직임이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정책·산업 환경도 우호적으로 조성되는 분위기다. 지능형 로봇법 시행과 정부 주도의 대규모 로봇 펀드 조성 논의는 산업 전반에 유동성 공급 기대를 키우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로봇이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이기종 로봇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로봇처럼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닌 플랫폼·솔루션 기업은 개별 하드웨어 경쟁과 관계없이 시장 확대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 전략 차원에서는 주가 기술적 분기점에 주목하는 시각이 많다. 단기적으로 5만 원 선 지지 여부가 관건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한 5만 원대가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이 구간이 유지될 경우 전 고점 재도전 시도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피지컬AI 사업 구체화와 해외 수주 가시성이 주가 레벨업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최근 급등으로 인한 단기 조정 가능성을 감안해 4만8,000원 선을 리스크 관리선으로 삼고, 외국인 수급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을 검토하는 접근도 거론된다.
다만 단기간에 50 가까이 급등한 만큼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뚜렷한 악재가 없더라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단기 급락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상장 이후 오버행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을 가능성과, 기술 특례 상장 기업 특유의 실적 변동성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분기별 실적 추이와 외국인 수급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향후 클로봇 주가 흐름은 로봇 산업 성장세, 정부 지원 정책, 글로벌 경기 방향 등 외부 변수와 피지컬AI 사업 성과, 수익성 개선 속도 같은 내부 요인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