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직권남용 성립 근거 없다”…김용현, 해병특검에 첫 공식 입장
수사외압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 지점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특검팀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가 쟁점인 채상병 사건을 두고 대통령실과 특검팀 간 입장 차이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정국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은 8월 25일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3쪽 분량의 의견서를 우편으로 제출했다. 김 전 장관은 2023년 7월 31일 이른바 'VIP 격노' 회의에 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신분으로 참석했던 인물이다. 현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와 연관된 참고인으로 특검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의견서에서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이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총리나 중앙행정기관장의 명령 및 처분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 판단할 경우, 대통령이 이를 중지·취소할 수 있다는 포괄적 권한이 헌법상 주어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되는 채상병 사건 모두는 대통령의 직무권한 범위에 포함되기에,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는 성립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는 게 법조계 전언이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위법 사항이 없도록 매우 철저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대통령”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또 특검팀의 구체적 수사 내용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경호처장으로서 고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직무 외 업무에 관여하기 어렵고, 대통령경호법상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김 전 장관이 수사외압 의혹과 연관해 자신의 견해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서면, 대면을 포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의견서 제출을 계기로 특검 수사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장관이 참석했던 'VIP 격노' 회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채상병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 명단에 포함해 보고받으면서 감정을 격하게 드러낸 자리로 알려졌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직접 질책도 했던 정황이 전해졌다.
특검팀은 8월 18일 김 전 장관이 수용된 서울동부구치소를 찾아 첫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구체적 반응과 대통령실, 국방부의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의 의견서를 접수하고 추후 조사 진행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윤석열 직권남용’ 쟁점을 두고 각 진영이 팽팽히 맞서고 있으며, 해병특검의 수사 결과가 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