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00명 체포는 굴욕”…국민의힘, 이재명 정부 외교력 정면 비판
한미 제조업 협력의 상징인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미 이민 당국에 대거 구금돼 정치권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7일 이같은 사태를 두고 이재명 정부의 외교 무능을 강하게 비판하며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미정상회담이 끝난지 불과 열흘 만에, 700조원 투자라는 대미 선물 직후 이런 대규모 체포가 벌어졌다”며 “수갑을 차고 버스에 실려 이송되는 모습은 국민적 수모이자 굴욕”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공동성명 하나 받아내지 못한 외교의 결과가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며 “외교부 장관이 필요시가 아니라 즉각 미국을 방문해 미 행정부에 강력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위기 대응 주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트러블메이커가 됐을 뿐”이라며 “지금 당장 미국에 특사 파견 등 할 수 있는 모든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주진우 의원도 “대미 투자 700조원, 미국 무기 도입, 농산물 수입 확대도 했는데, 결국 역대급 체포 규모”라며 “글로벌 호구 외교”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나 소재 배터리 공장(HL-GA) 건설현장에서 미 이민당국의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발생했다. 현지에서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총 475명이 체포·구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외교 당국에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미 동맹 성과가 실체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와 현 정부 실용외교 기조에 대한 근본적 회의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별개로 민주당 등 야권은 정부가 외교적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외교부의 현장 방문과 실질적 대책 마련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국회는 이번 체포 사태를 둘러싼 정부 상황보고를 청취하고, 향후 미측과의 교섭과정, 불법체류자 관리대책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