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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인도 1년 무상 제공”…오픈AI, AI 데이터 패권 겨냥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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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를 필두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생성형AI 서비스를 1년 이상 무료로 제공하며 데이터 확보와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자사의 저가형 생성형AI 챗봇 ‘챗지피티 고(ChatGPT Go)’를 인도 이용자에게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연간 399루피(약 6500원)로 판매되던 상품으로, 기존 무료 버전 대비 메시지 전송 한도가 크게 늘었고, 이미지 생성·빠른 응답 등 프리미엄 성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같은 전략에는 구글, 퍼플렉시티 등도 가세했다. 구글은 인도 최대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와 연계, 생성형AI 서비스 ‘제미나이’를 무료 또는 할인 가격에 배포 중이다. 또 AI 검색업체 퍼플렉시티는 2위 통신사 에어텔과 협업, 프리미엄 플랜을 1년간 무료로 개방했다. 업계는 “영구 무료가 아닌 제한적 무상 제공 후, 일부 유료 전환만으로도 대규모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르고 있다. 인도 온라인 인구가 9억명에 달하고, 스마트폰 중심 젊은 세대 비중이 높다는 특성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생성형AI의 핵심은 대량 학습데이터 및 다양한 사용 패턴에 있다. 인도 시장은 방대한 이용자와 20개 이상 주요 언어, 독특한 데이터 생성방식 덕분에 각국 기업의 ‘테스트베드(신규 기술 시험운영장)’로 각광받는다. 수많은 입력과 상호작용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AI모델의 학습 성능 향상과 글로벌 확장 모형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반면 데이터 제공과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인도는 현재 AI에 특화된 전담 법률이 없고, 지난해 마련된 ‘디지털 개인정보 보호법(DPDP)’ 역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공백 속에서 해외 IT기업들은 통신 요금제와 AI 서비스를 번들로 묶거나, 우회적 방식으로 대규모 정보를 손쉽게 수집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무료·편의성을 내세워 이용자 데이터를 빠르게 흡수하는 추세”라며 “정부 차원의 규제와 투명성 확보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AI산업은 실사용 사례와 학습 데이터 접근성 경쟁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미국·유럽에서는 이미 개인정보 규제와 데이터 이동 통제 강화 움직임이 빨라지는 반면, 인도는 아직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환경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확보가 글로벌 AI 경쟁력의 관건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번 인도 무상 제공 정책은 시장 선점과 기술 신뢰도 동시 확보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산업계는 생성형AI 무상 제공을 매개로 실제 구독자 전환율, 데이터 안정성, 규제 부실 우려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내놓고 있다. 기술과 개인정보보호의 조화, 현지 특화 정책의 균형이 글로벌 AI 산업의 새 변곡점이 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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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챗gpt#인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