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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AI 스팸 차단”…상반기 문자 스팸 74% 급감, 음성은 증가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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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스팸 필터가 문자 메시지 유통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올해 상반기 집계한 스팸 유통현황에 따르면, 문자 스팸 신고·탐지 건수는 3193만건으로 1년 전 대비 85%(1억7957만건)나 줄었다. 1인당 월평균 문자 스팸 수신량도 3.04통으로, 최근 5년 내 최저치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정부와 통신사, 단말기 제조사까지 협력해 추진한 불법 스팸 방지 종합대책이 실제 효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핵심은 단말기와 통신망단 모두에 적용된 AI 스팸 감지 필터다. 문자 패턴 분석, 송신 빈도·로그 추적, 의심 신호 스코어링 등의 기술적 조합을 활용하면서, 기존 ‘사후 신고’ 중심 대응을 ‘사전 차단’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통신사별로는 불법 스팸 전송 속도 제한, 신규 스패머 가입 차단 등 다양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동시에 진행됐다. 특히 이번 기술은 패턴 변화가 빠른 도박, 금융류 문자까지 실시간 탐지 정확도를 높인 점이 차별점이다.

스팸 유형별 분석에 따르면, 도박(로또) 광고가 가장 큰 비중(1.22통), 투자 유도 등 금융이 0.61통을 차지했다. 이메일 스팸 역시 1인당 2.74통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음성 스팸은 2.13통으로 오히려 39.2% 늘었다. 업계는 “문자처럼 미리 패턴을 식별하기 어려운 음성 스팸의 경우, AI 감지 기술도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구글, 애플 등도 신경망 기반 실시간 스팸 차단 기능을 단말기에 탑재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부적격사업자의 대량문자 시장 진입 제한 및 문제 운영자 퇴출 위한 법령 개정도 병행 중이다. ‘전송자격인증제’ 도입을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불법 스팸으로 얻은 부당이익 환수 근거도 법제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EU, 일본 등과 유사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다.

 

전문가들은 “문자 부문에서 AI 스팸 차단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음성 등 신규 포맷에 대한 필터링 고도화와 법제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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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한국인터넷진흥원#ai스팸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