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후반 환호”…이한범 풀타임 미트윌란, 바이시클 결승골→유로파 3차예선행
에든버러의 밤을 뜨겁게 달군 한 장면이 오랫동안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결벽에 가까운 집중력과 반복되는 숨가쁜 수비, 그리고 결국 미트윌란의 기적 같은 드라마가 연출됐다. 연장 후반 14분, 주니오르 브루마두의 화려한 바이시클 킥 한 방이 경기장의 공기를 뒤바꿨고, 이한범은 12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동료들과 함께 영광의 순간을 맞이했다.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2차예선 2차전은 1일 새벽 에든버러 이스터 로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미트윌란과 히버니언이 총합 승부를 가리기 위해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전·후반 90분 동안 치열한 중원 싸움과 빈틈 없는 수비가 오갔지만 양팀 모두 결정적인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이윽고 승부의 추는 연장으로 옮겨갔다. 연장 전반 4분, 미트윌란의 다리오 오소리오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진 연장 전반 추가시간, 히버니언의 로키 부쉬리가 동점골을 올리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경기장에는 승부차기를 예감할 만큼 절정의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정의 순간은 결국 미트윌란의 몫이었다. 연장 후반 14분, 교체로 들어온 브루마두가 저돌적으로 문전으로 치고 들어와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기어코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이한범은 중앙 수비수로서 전후반과 연장까지 흔들림 없는 운영을 선보였고, 상대팀의 공격을 집요하게 막아냈다. 1, 2차전 합계 3-2, 미트윌란은 이날 승리로 유로파리그 3차예선 진출권을 품에 안았다.
무릎 부상에서 복귀한 조규성은 이날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라운드를 밟는 모습은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양팀 벤치는 경기 도중에도 수차례 전략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미트윌란이 승부를 이끌었다.
미트윌란은 곧이어 3차예선에서 노르웨이 프레드릭스타를 상대로 또 한 번의 도전을 예고했다. 두 차례 맞대결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경기가 끝난 뒤, 이스터 로드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치열했던 승부와 진정성 넘치는 선수들의 헌신에 긴 박수로 화답했다.
국경과 언어를 넘어선 감동, 굳게 잠긴 문을 커다란 환희로 연 순간이었다. 미트윌란의 여정은 이제 다시 시작점에 섰다. 이한범과 동료들이 그려 나갈 다음 이야기는 8일과 15일 펼쳐질 예정인 유로파리그 3차예선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