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7천800억원 항소 포기는 대한민국 포기"…장동혁, 대장동 수사 공방 정면 비판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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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갈등의 한복판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맞붙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보수 야당 새 지도부가 거리 연설을 통해 정국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3일 경남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경남 국민대회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거론하며 "7천800억원 항소 포기는 대한민국을 포기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검찰의 불복 포기를 정면 비판하면서 "이제 국민들께서 레드카드를 들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현 정국을 두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대한민국의 법치는 이미 사망했다. 대한민국은 이제 이재명이 곧 법"이라며 "복수로 시작해서 방탄으로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장동을 둘러싼 검찰 판단과 이후 여권의 대응 일체가 특정 정치인을 보호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해석을 덧댄 것이다.

 

또한 장 대표는 "필요하면 법을 없애고, 사람을 바꾸고, 모든 것을 바꿔서 한 사람을 위해 나라까지 팔아먹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시 법대 앞에 서서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이재명"이라며 "재판이 다시 시작되는 그때까지 함께 싸우자"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스스로를 레드 스피커라고 부르며 강렬한 이미지를 내세웠다. 그는 연설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멈추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당 지도부와 지지자들 앞에서 검찰 항소 포기 사태를 정권 심판 프레임과 연결하며 여론전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국민대회에는 장 대표를 비롯해 서천호, 박대출, 박상웅, 이종욱, 정희용, 신동욱, 신성범, 서일준, 박준태 의원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당 내부 결집과 대중 동원에 무게를 두고 대장동 이슈를 재점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장 대표는 조국혁신당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관련 토론에 대해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오전 창원 신광교회에서 예배를 보기 전 기자들과 만나 토론 제안 수용 의사를 재확인했다.

 

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참여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정 대표가 참여 의사를 밝힌다면 언제든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대표가 참여하는 것이 조 전 대표와 토론의 전제조건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조국 전 위원장과의 일대일 토론 추진이 우선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청래 대표를 향한 반격도 이어졌다. 정 대표가 전날 장 대표의 전국 순회 연설을 두고 국민과 헤어질 결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비판한 데 대해, 장 대표는 "국민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버리는 정치를 하는 것은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정 대표가 굳이 저의 일정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이 일정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방 순회 집회와 TV 토론을 병행해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부각하고 나서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대응 수위도 함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향후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장 대표 간 토론이 실제로 성사될 경우, 대장동 사건 책임 공방과 검찰 수사 정당성을 둘러싼 여야 간 논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 여론의 향배에 따라 대장동 쟁점이 다시 총선과 대선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는 대장동 의혹과 검찰 항소 포기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을 이어가면서, 다음 회기에서도 관련 상임위와 본회의 보고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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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이재명#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