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로 길막 분노 표출”…수원 아파트 주차 분쟁→형사입건 파장
수원 영통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방문차량 관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고급 슈퍼카를 동원한 극단적 항의 행동으로 비화했다. 람보르기니 차주가 아파트 주차장 입구를 차량으로 봉쇄해 주민 통행에 차질을 빚었고, 경찰은 업무방해와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적용해 형사 입건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수원영통경찰서에 따르면 20대 A씨는 2일 오후 1시 30분경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약 700세대 규모 아파트의 지상 주차장 진입부에 자신의 람보르기니 차량을 세워 두고 약 1시간 동안 이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단지 내로 진입하려던 입주민 차량과 승하차 차량의 동선이 차단돼 실질적인 통행 불편이 초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뒤 현장에 출동해 A씨에게 연락했고, A씨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차량을 이동시킨 상태다.

사건의 발단은 아파트 방문차량 출입 등록을 둘러싼 관리사무소와의 갈등으로 드러났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인 A씨는 관리사무소 측의 방문차량 관리 방식과 관련해 거세게 항의하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이 같은 ‘길막’ 주차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이 공유하는 단지 내 온라인 대화방에는 “유치원 통학 차량이 단지 안으로 진입하지 못해, 아파트 외부에서 아이들을 인계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는 증언이 이어지며, 물리적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됐다.
경찰은 A씨의 행위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정상적인 업무 진행을 저해한 측면을 고려해 업무방해 혐의 적용을 예고했고, 동시에 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다수 차량의 통행을 방해한 점에 대해 일반교통방해 혐의 성립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수원영통경찰서는 정밀 조사 후 A씨를 정식 형사 입건할 방침이라고 전하면서, 당시 관리사무소 직원과 입주민, 경비 인력 등을 상대로 진술을 확보하고 CCTV 영상 분석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주택 주차 공간과 출입 차량 관리 문제는 고밀도 주거 환경에서 상시적으로 제기되는 갈등 요인으로, 이번 사건은 그 첨예한 단면을 극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해석된다. 특히 초고가 수입 스포츠카가 갈등의 매개로 등장한 점에서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과시적 상징물로 작동할 때 사회적 충돌의 파급력이 얼마나 증폭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차장 진입부와 같이 사실상 공용도로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을 차량으로 봉쇄할 경우, 입주민의 이동권 침해는 물론 긴급차량 진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사 결과와 별개로 제도적 가이드라인 보완 필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계획·교통 정책 분야 전문가들은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사유지의 범위를 강조하는 관리 방침과, 실질적으로 공공 인프라와 맞닿아 있는 주차·출입 동선의 공공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주민 인식 사이의 괴리를 지적한다. 교통법규와 형사법이 교차하는 회색지대에 대한 사법당국의 판단이 축적돼야 유사 사례에 적용 가능한 기준이 형성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원영통경찰서의 수사 결과와 이후 사법부의 판단이 향후 전국 공동주택 단지에서 벌어지는 주차·출입 분쟁의 대응 수위를 가늠하는 준거가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