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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경구제 경쟁 심화”…건기식까지 확산 조짐에 규제도 비상
IT/바이오

“GLP-1 경구제 경쟁 심화”…건기식까지 확산 조짐에 규제도 비상

윤선우 기자
입력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 기반 비만 치료 시장이 급속한 변화를 맞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내년 경 출시를 목표로 저분자 경구용 신약 ‘오포글리프론’ 허가를 준비하는 등, 기존의 처방 주사제 위주 시장에 변곡점이 예고된 것이다. 업계는 더 간편한 복용 경험, 즉 주사제에서 알약으로의 전환이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선택 기준을 크게 바꿀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최근엔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 약물, 더 쉽게 접근 가능한 건강기능식품까지 개발이 이뤄지며 산업 경계가 흐려지는 양상도 나타났다.

 

올해 들어 일라이릴리뿐 아니라 다수 국내외 기업이 먹는 GLP-1 신약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동제약은 저분자 화합물 기반 ‘ID110521156’으로 임상 1상을, 디앤디파마텍은 개발 파트너 멧세라에 기술을 이전해 미국에서 임상 1·2상에 착수했다. 바이오펩타이드 전문기업 케어젠 역시 GLP-1 펩타이드 보충제 시장을 겨냥한다. 케어젠이 공개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자사 개발 제품 ‘코글루타이드’는 임상 12주차에 평균 -10.75%의 체중 감소율을 보여 기존 다이어트 보조제와 비교해도 강한 효과를 드러냈다.

GLP-1 기반 치료제의 원리는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에 관여하는 내분비 조절 기전을 타깃으로 한다. 기존 주사제는 신체 내에서 장시간 활성 형태로 작동하지만, 경구용 저분자 물질이나 펩타이드 보충제는 소화기계를 통해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경구용 화합물, 펩타이드 등 복용 편의성 증대가 시장 판도를 근본적으로 흔들 것”이라고 해석한다.

 

시장에서는 이미 비만과 당뇨 치료의 대중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주사제에 비해 접근성과 복용 용이성이 높은 경구제, 패치제, 건기식 시제품까지 혼재된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품이 아닌, 의료기관 방문 없이 쉽게 섭취 가능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도 늘리고 있다.

 

반면, 일부 업체는 GLP-1과 유사성을 내세워 일반 식품을 ‘먹는 위고비’, ‘체지방 감소’ 등으로 과장 광고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식약처는 지난달 비만 치료 효과를 내세워 불법광고를 진행한 다수 식품업체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으며, 최근 온라인 유통 건강기능식품 전반에 대한 광고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등 다국적 제약사가 GLP-1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식약처가 건기식 광고 규제 강화로 산업 신뢰 회복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건강기능식품 및 비만약 규제체계가 국내보다 엄격하게 운영되는 편으로, 국내 업계도 적법한 인증 및 광고 원칙 준수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식약처 인증 여부 확인, 온라인 구매시 정보 확인 등 소비자 스스로의 경계 역시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품·건기식 구매 시 기능성 인증 여부를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GLP-1 시리즈의 시장 안착 속도와 함께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제도 혁신 여부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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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릴리#glp-1#케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