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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항법 국제표준 논의”…우주청, ICG 연례회의 최초 개최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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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성항법 기술의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위성항법위원회(ICG) 연례회의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우주항공청이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부산에서 개최하는 제19차 ICG 회의는 전 세계 15개 주요 회원국과 21개 준회원·참관기구가 집결, 위성항법시스템의 신호·서비스 분야에서 구체적 협의와 조정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1년 ICG 회원국에 정식 가입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독자 위성항법 체계인 KPS(Korean Positioning System) 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업계는 이번 회의를 ‘위성항법 국제표준 구축’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ICG는 UN 산하 우주사무국이 중심을 잡아 위성항법 기술의 활용 및 증진 방안을 마련하는 정부 간 위원회로, 2005년 이래 연례회의를 통해 각국 기술 협력과 정책조율의 거버넌스를 형성해왔다. 올해 회의에서는 KPS와 같은 지역위성항법시스템(RNSS) 개발 가속화 현황, 서비스 상호운용성, 신호 간섭 방지와 같은 고도화 기술 과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특히 이번 ICG 연례회의에서는 전통적인 지구기반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뿐 아니라 저궤도 위성 구조 및 달항법 시스템 등 미래형 내비게이션 기술 확장 전략도 테이블에 올랐다. 미국의 GPS·유럽의 갈릴레오·중국의 베이더우 등과 대비해 KPS는 한반도 지역 정밀도(최대 20cm 위상 정확도)를 크게 높이는 자체 네트워크 구현을 목표로, 글로벌 기술과 정책 협의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태평양권에서의 GNSS 독립 네트워크 구축이 서비스 다양성, 자국 보안, 항공·항만·UAM(도심항공교통) 등 신산업 실용성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한다.

 

글로벌 GNSS 시장은 이미 미국·중국·유럽·인도 등 대규모 투자와 국제 협력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유럽연합의 갈릴레오, 일본의 QZSS(준천정위성시스템) 등도 상업용·국가안보용 기술자립과 융합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회의에서는 각국 최신 정책 트렌드 및 지구-달 연계 항법 인프라 구축 로드맵이 공유됐다.

 

기술 협의 외에 한층 엄격해진 각국 우주항법 표준 제정, 신호 주파수 할당 등 정책·규제 현안도 중점 논의 대상이다. 위성항법 데이터 보안, 다국 간 인증체계 확립 필요성 등도 이번 회의에서 조율되고 있다. 실시간 교통관제, 항공·물류·농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위성항법 신뢰성과 정밀도가 핵심 경쟁력이 된 만큼, 회원국 간 표준화·신뢰구축이 미래 산업 주도권을 좌우할 변수로 지목된다.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우주청은 KPS 개발과 더불어 위성항법 분야의 국제협력 확대를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며 “ICG 회원국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우리 기술력이 세계 표준 논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회의 계기로 KPS 기반 서비스의 상용화, 글로벌 연계 서비스 모델 창출에 박차가 가해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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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청#icg#k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