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MASH 신약 줄줄이”…한미·동아에스티, 글로벌 임상 경쟁 본격화
K바이오 기업들이 비만,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분야 혁신 신약을 앞세워 세계시장 공략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오스트리아 빈, 미국 애틀랜타·워싱턴DC 등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EASD), 미국비만학회(ObesityWeek), 미국간학회(AASLD) 등 다수의 글로벌 학회에서 국내 제약사 연구 성과가 집중적으로 공개된다. 업계는 “차세대 GLP-1 계열 치료제, 삼중작용 비만신약 등에서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고 관련 시장 주도권에 관심이 쏠린다.
동아에스티와 자회사 메타비아는 미국비만학회에서 비만치료 후보물질 ‘DA-1726’의 비임상·임상 1상 데이터를 발표하며, 미국간학회에서는 MASH 치료 신약 ‘DA-1241’의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한다. DA-1726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글루카곤(GCG) 이중작용 구조로, 글로벌 임상 1a상에서 4주 만에 최대 6.3% 체중 감소와 유의미한 부작용 감소를 입증해 차별점을 보였다. DA-1241도 MRI-PDFF(자기공명간지방분석), 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등 다양한 간·염증·섬유화 지표에서 긍정적 변화를 확인했다.

한미약품은 유럽당뇨병학회에서 차세대 삼중작용 비만치료제(HM15275), 골격근 강화 신개념 후보(HM17321), 경구형 GLP-1 약물(HM101460) 등 총 6건의 연구 데이터를 발표한다. 특히 HM17321은 비만 영장류 대상으로 체중 감량, 근육량 증가, 대사 개선 효과에서 기존 단일기전 인크레틴 치료를 뛰어넘는 효능이 동물실험에서 입증됐다. 이번 학회에서는 최초로 마우스 근육 단백체 연구를 통해 비만 치료약물이 근육 성장에 미치는 분자적 작용 기전이 분자생물학적으로 공개된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는 GLP-1 계열 신약, 삼중작용·근육증강 등 차별화 신기전이 글로벌 빅파마가 주도하던 비만·대사질환 시장의 경쟁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GLP-1 치료제는 노보노디스크, 릴리 등 글로벌 선도 기업이 이미 대형 임상 및 상용화 성과를 쌓은 분야지만, HM15275·DA-1726 등 K바이오 신약은 용법 편의성, 부작용 저감, 동시에 대사·골격근·간기능 개선 등에서 새로운 임상 데이터로 경쟁력을 겨루는 모습이다. 이외 디앤디파마텍도 미국간학회에서 MASH 후보물질 임상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신약 규제환경과 데이터 활용 기준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미국 FDA, 유럽 EMA 등 각국 규제당국은 GLP-1 및 대사질환 신약의 장기 임상, 실제 의료현장(Real World Evidence) 데이터 수집·분석을 평가 요건에 포함하는 추세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임상을 동시 진행하며 당국 최신 규제 트렌드에 맞춰 개발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대사질환 혁신신약이 실제 시장 안착 시, 외형 성장뿐 아니라 산업 내 데이터 경쟁, 의약·디지털헬스 연계, 환자 맞춤형 치료 등에서 K바이오 새 성장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산업계는 연구성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