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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3300만건 유출"...정부, 쿠팡 정조준해 규제전면전 경고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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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플랫폼의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기반 거래질서가 디지털 경제의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가운데, 쿠팡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전례 없이 강경한 플랫폼 규제 기조를 드러냈다. 3300만건이 넘는 개인정보 유출과 더불어 물류 알고리즘에 얽힌 과로사, 입점업체 대상 불공정 거래, 탈퇴 제한 등 플랫폼 구조 전반이 도마에 오르면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범정부 조사 착수가 국내 디지털 플랫폼 규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31일 관계부처 합동 범정부 태스크포스 대응계획을 발표하고 쿠팡 연석청문회에서 제기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플랫폼 노동자의 산재 및 과로사 의혹, 입점업체 대상 불공정 행위 등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쿠팡 측의 소극적 해명과 피해 축소, 책임 회피성 태도가 국민 불신을 증폭시켰다고 판단하고 조사 강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주요 ICT·금융 규제기관은 3300만건 이상으로 추산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각자 관할 영역에서 정밀 분석한다. 과기정통부는 사고 원인과 보안 취약 지점을 기술적으로 규명하고 정보통신망과 서버 인프라 관리 실태를 점검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유출 규모와 범위,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제도인 ISMS P 준수 여부를 포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를 따질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유출 정보가 결제 시스템과 금융 플랫폼으로 확산돼 부정 결제나 고금리 대출 유도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소지를 들여다본다. 경찰청은 압수물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증거인멸과 기록 조작 여부를 확인하고, 해외 서버와 연계된 공격일 경우 국제 공조를 통해 피의자 추적에 나선다.  

 

온라인 플랫폼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온 탈퇴 절차와 소비자 보호 이슈도 본격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보 도용이 소비자의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 쿠팡이 피해 회복을 위해 취한 조치의 적정성 등을 검토한다. 공정위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이용자의 서비스 탈퇴가 사실상 어렵거나 과도하게 복잡한 구조를 전자상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 행위에 해당하는지 따져, 위법 사항이 드러날 경우 엄중 제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흔히 활용돼 온 이른바 다크 패턴 UI가 본격적인 규제 잣대를 적용받는 신호로 해석된다.  

 

노동·물류 측면에서는 쿠팡 물류센터와 배송 네트워크를 뒷받침해 온 플랫폼 노동 환경이 정밀 점검에 들어간다. 고용노동부는 산재 은폐 의혹을 중심으로 쿠팡 관련 산재 수사를 진행하고, 야간 노동과 건강권 보호 조치 실태를 집중 조사한다. 업무상 질병에 대한 산업재해 신청 접수 시 신속 처리를 약속하면서 물류센터, 배송기사 등 현장 노동 강도와 안전장비, 휴식 보장 수준을 폭넓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국회 을지로위원회와 협력해 쿠팡 종사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실제 현장에서 이행되는지 확인하고, 쿠팡 및 물류 자회사의 근로 여건, 안전관리 체계를 파악해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한다.  

 

플랫폼 경제의 거래 공정성 측면에서도 추가 압박이 예고됐다. 공정위는 쿠팡이 보유한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가격 압박, 노출 순위 조정, 수수료 부과 방식 등에서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 폭넓게 조사할 계획이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을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할지 여부도 함께 검토해, 향후 전자상거래와 IT 플랫폼 분야 지배구조 규제 강화의 기준선을 세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세청은 김 의장과 쿠팡 관련 세금 탈루 의혹, 내부거래의 적정성 여부를 다각도로 검증해 조세 회피가 있었는지 따진다.  

 

국경을 넘나드는 데이터 유출 특성상 법무부와 외교 채널도 가동된다. 법무부는 중국 등 해외에서의 디지털 증거 확보를 위해 필요한 형사 사법공조를 조속히 요청하고, 사건 관계자의 체류자격 변동 내역과 출입국 기록을 점검해 법 위반 여부를 살핀다. 이는 글로벌 클라우드·콘텐츠 네트워크 구조 위에서 데이터가 이동하는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국가 간 공조가 필수적인 규제 수단이 됐다는 점을 재확인시킨다.  

 

입법부도 집행력을 동반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쿠팡 사태에 근본 책임을 져야 할 김범석 의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한 채 실권이 거의 없는 외국인 대표를 내세워 국회의 조사 기능을 무력화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향후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한편,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밝히면서,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제재 수위를 기존 통신·유통 사업자보다 높이는 방향을 시사했다.  

 

디지털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쿠팡이 여론전을 통해 책임을 희석하려 한다고 지적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산적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범정부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단 하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조사 과정과 결과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 안전, 플랫폼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 공정한 디지털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어떠한 타협도 없을 것이라며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IT 업계에서는 이번 범정부 대응이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공정성, 플랫폼 노동 규율 등 디지털 플랫폼의 핵심 영역을 동시에 겨냥한 첫 종합 패키지 규제 시도로 보고 있다. 조사와 입법이 본격화될 경우, 대형 플랫폼들은 데이터 보안 투자와 노동·거래 구조 개편, 탈퇴와 권리 행사 절차 개선에 나서야 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계는 쿠팡 사태를 계기로 만들어질 새로운 규제 틀이 디지털 경제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지, 과도한 규제가 혁신 속도를 늦출지 주시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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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배경훈#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