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 반토막”…알리바바, 인스턴트 커머스·AI 투자에 수익성 압박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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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5일, 중국(Hina)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3분기(회계연도 7∼9월) 실적을 발표하며 클라우드와 인스턴트 커머스(빠른 배송) 성장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AI·배송 인프라 투자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급증으로 순이익은 절반 넘게 감소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구조 변화 속 성장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알리바바는 3분기 매출이 2천478억위안(약 51조3천16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제시한 시장 전망치 2천452억위안(약 50조7천588억원)을 상회한 수치다. 회사 측은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인공지능(AI) 관련 제품 매출 증가율이 전년보다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 3분기 매출 51조원…클라우드·빠른 배송 성장에도 순이익 53% 감소
‘알리바바’ 3분기 매출 51조원…클라우드·빠른 배송 성장에도 순이익 53% 감소

반면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6억위안(약 4조3천4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 줄어 수익성이 악화됐다. 그럼에도 전문가 예상치 92억위안(약 1조9천50억원)을 크게 웃돌면서,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 비용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최악의 우려는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중국 내 인스턴트 커머스 경쟁이 있다. 로이터는 알리바바가 중국(Hina) ‘인스턴트 커머스’ 시장에서 치열한 고비용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배송 서비스 투자를 확대해 쇼핑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기반을 넓힌 점, 그리고 클라우드 부문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한 점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말 온라인 쇼핑과 즉시 배송을 결합한 인스턴트 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인 뒤 이용자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즉석식품, 음료, 생필품, 소형 가전 등 주요 생활·소비재를 주문 후 30분∼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초단기 배송 모델로, 포화 상태인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징둥(JD), 메이퇀(Meituan) 등 주요 경쟁사들과의 할인·보조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비용 증가가 3분기 알리바바의 순이익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초단기 배송 시장 선점을 위한 ‘치킨게임’이 수익성 악화라는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는 동시에 AI·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융밍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인프라·일상생활 서비스·전자상거래를 통합한 소비 플랫폼에 대한 장기 전략적 가치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히며 중장기 투자 기조를 재확인했다. 회사 측은 지난 12개월 동안 AI 기술과 클라우드 인프라에만 1천200억위안(약 24조8천412억원)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 역시 알리바바의 전략 무대가 됐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기간 대규모 보조금 정책과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거래 규모 확대를 시도했다. 중국 데이터 분석 업체 신툰(Syntun)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 기간 전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총매출은 1조7천억위안(약 350조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다만 알리바바를 포함한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개별 기업별 구체적인 매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AI 분야에서는 자체 챗봇 모델 ‘큐원’(Qwen)을 기반으로 한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대중 확산에 나섰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이 앱은 출시 후 1주일 만에 1천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알리바바는 AI 기반 서비스 확장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1억5천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바이트댄스(ByteDance)의 AI 앱 ‘더우바오’(Doubao)와 비교할 때 이용자 규모 측면에서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전략은 장단기 명암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알리바바가 인스턴트 커머스와 AI·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단기 수익성은 압박을 받을 수 있으나, 장기 성장 기반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알리바바의 공격적 투자 전략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의 주목이 쏠리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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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인스턴트커머스#클라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