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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세계 공급망 절반이 미국에 집중”…지정학 리스크, 공급불안 부추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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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생산·공급의 편중 현상이 글로벌 산업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부족이 일상이 된 가운데, 아이큐비아 보고서는 2023년 기준 부족 사태 의약품의 49%가 미국, 17%는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역시 8%의 비중을 차지하며, 특정 국가에 생산이 집중된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원료의약품(API) 역시 28%가 미국에서 생산돼 전체적으로 생산 거점이 한정돼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집중 현상은 지정학적 갈등, 무역 규제, 자연 재해 발생 시 세계 의약품 유통을 일거에 혼란에 빠뜨릴 구조적 취약점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 역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다양한 공급망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생산 설비 고장, 품질 문제, 원료 수급 차질 등 전통적 공급 이슈에 더해, 수요 폭증과 재고 정책, 규제 지연, 입찰 제도, 지정학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공급망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전쟁, 관세 강화, 수출 금지 조치 등 정치적 요인이 물류 전반에 새 부담을 주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인도 등 특정국 생산 집중이 산업 전반의 취약성을 확대하고, 특히 저·중수입 국가의 공급 불안이 심화될 거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동향을 보면, EU는 조기 개입 및 선제적 모니터링 정책을 통해 2025년 의약품 부족 건수를 2023년 대비 85%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데이터 기반 시장 감시 시스템, 조기경보체계, 전문가팀 협업 등 ICT 인프라 도입과 정책적 각성이 결합할 때 단기·중장기 위기 대응에 실효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실시간 수요 예측, 신속한 재고 관리, 입체적 위기 분석 능력이 공급망 안정성 강화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한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조기 개입과 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 구축이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산업 생태계의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공급망 위기가 실제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의약품이 유통될 수 있는 기반 마련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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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아이큐비아#의약품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