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살아날 것”…미국 증시, 금리 인하 기대에 위험선호 재점화

강민혁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28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따른 조기 폐장 속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확대 기대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맞물리며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을 앞두고 소비 관련주와 대형 기술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기류가 다시 강해지는 양상이다.

 

현지시각 28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9.30포인트(0.61) 오른 4만7,716.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6.48포인트(0.54) 상승한 6,849.09, 나스닥종합지수는 151.00포인트(0.65) 오른 2만3,365.69에 각각 마감했다. 추수감사절 연휴 영향으로 정규장보다 3시간 30분 앞선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해 거래 규모는 평소보다 줄었지만, 블랙프라이데이와 연휴 소비 시즌에 대한 기대가 지수 전반을 떠받쳤다.

뉴욕증시,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기대에 상승…다우 0.61%↑ 마감
뉴욕증시,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기대에 상승…다우 0.61%↑ 마감

주요 소비 관련주가 장을 주도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대형 유통체인 월마트가 나란히 1 이상 오르며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호조 기대를 반영했다.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도 0.59 상승했고, 주택·인테리어 수요를 가늠하는 홈디포 역시 0.41 상승 마감했다. 카드 결제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 속에 결제 네트워크 기업 비자와 마스터카드 주가도 1 안팎의 오름세를 보였다.

 

연휴 기간 여행 수요 증가 전망은 항공주에도 반영됐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날 0.36 상승하며 5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고, 최근 5거래일 누적 상승률은 약 13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의료·헬스케어만 0.5 하락하며 약세를 나타냈고, 이 밖의 전 업종이 상승했다. 특히 에너지 업종이 1.32 급등해 가장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 초대형 기술주의 흐름도 대체로 견조했다. 다만 인공지능(AI) 시장 지배력에 대한 피로감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겹친 엔비디아는 1.81 하락하며 빅테크 가운데 약세를 보였다. 한편 알파벳은 최근 엔비디아를 위협할 AI 경쟁자로 부상하며 가파르게 오른 뒤 이날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숨 고르기 장세를 연출했다.

 

이 두 종목을 제외하면 대형 기술주 전반은 강세 기조를 유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브로드컴이 1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메타는 2.26 올랐다. AI·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2 급등했다. 지수 구성종목 30개 가운데 엔비디아를 제외한 전 종목이 상승해 반도체 섹터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흐름을 보여줬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인텔이 돋보였다. 2027년부터 애플의 최저 사양 M 시리즈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부각되며 주가가 10를 웃도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올 2월 웨스턴디지털에서 분사한 플래시 메모리 제조사 샌디스크도 S&P500 지수 편입 효과로 3.83 상승했다.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과 수급 개선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시장과 금리 기대를 둘러싼 분위기는 위험자산 선호 쪽으로 기울고 있다. 자크투자운용의 브라이언 멀버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몇 주 안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베팅하는 비율이 80~85에 달하고 있다”며 “리스크 감수 분위기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86.9 수준으로 반영했다.

 

이날 장중에는 글로벌 금융 인프라 측면에서 변수도 발생했다. CME의 기술적 문제로 인해 아시아 및 유럽 거래시간대에 미국 주가지수 선물과 원자재 등 일부 자산군의 데이터 제공이 일시 중단되는 사고가 있었다. CME 그룹은 성명을 통해 “사이러스원 데이터센터의 냉각 문제로 시장이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8시 30분에 시스템이 완전히 복구됐으며, CME 주가는 사건 이후에도 뚜렷한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6포인트(5.00) 내린 16.35를 기록했다. VIX 하락은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미국 내 소비·여행 수요 증가 전망이 겹치며 뉴욕증시 전반에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된 흐름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소비 시즌이 실제로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 증시의 상승 랠리가 신흥국과 주요국 금융시장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강민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뉴욕증시#블랙프라이데이#연방준비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