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마스토바트 기술협의 본격화 에스티큐브 JP모건행 주목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기술거래 시장의 새로운 무게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스티큐브가 자체 개발한 넬마스토바트가 전이성 대장암 초기 임상에서 종양축소 반응을 확인하면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라이선스 논의가 성과 단계로 진입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열리는 JP모건헬스케어2026에서 넬마스토바트를 둘러싼 본격적인 기술협의가 진행될 경우 국내 면역항암 파이프라인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에스티큐브는 내년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2026에 참가해 넬마스토바트의 글로벌 기술 거래 협의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회사는 행사 기간 동안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제약사들과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을 연속적으로 배치해,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등 다양한 사업 구조를 놓고 구체적인 협상을 모색할 예정이다.

넬마스토바트는 에스티큐브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로,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 회피를 유도하는 기전을 겨냥해 T세포 활성 회복을 도모하는 항체 기반 치료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BTN1A1을 핵심 바이오마커로 삼아 환자 선별과 약물 반응 예측에 활용하는 정밀의료 접근법을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회사는 BTN1A1 발현 패턴을 통해 넬마스토바트 반응성이 높은 환자군을 식별함으로써, 기존 면역항암제 대비 임상 성공률과 치료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전이성 대장암 대상 임상 1b·2상 초기 데이터는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넬마스토바트와 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적용된 1b상에서 환자 6명 전원이 종양축소 반응을 보였고, 이 가운데 2명은 부분관해를 기록했다. 투약 후 4개월 시점까지 질병진행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초기 효능 신호로 주목된다. 2상 초기에서도 종양 감소와 안정병변 유지가 관찰되면서, 기존 전이성 대장암 치료 옵션 대비 의미 있는 개선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대장암은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수요와 경쟁이 동시에 높은 적응증이다. 특히 전이성 단계에서는 환자별 유전적 이질성과 종양미세환경 차이로 인해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조합 전략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BTN1A1 기반 바이오마커 전략을 채택한 넬마스토바트가 환자 선별 정밀도를 높일 경우, 향후 병용요법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동일 기전의 글로벌 파이프라인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초기 임상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기술 적정가와 거래 구조 협상에 우호적인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 투자기관이 신약 파이프라인과 기술을 교환하는 대표 무대다. 미국과 유럽의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 행사에서 전임상부터 후기 임상 단계 후보 물질까지 폭넓게 스크리닝하며, 라이선스아웃과 공동개발 계약의 상당 부분이 사전 접촉과 후속 미팅을 통해 성사돼 왔다. 에스티큐브가 이번 행사에서 넬마스토바트를 단순한 탐색 대상이 아니라 도입을 전제로 한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밝힌 것은, 글로벌 기술 수출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현진 에스티큐브 대표이사는 이번 JP모건을 계기로 넬마스토바트 논의 수준이 탐색을 넘어 사업 구조와 개발 전략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단계로 옮겨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넬마스토바트 최신 임상 성과와 BTN1A1 바이오마커 데이터에 대한 해외 파트너사의 관심이 최근 뚜렷이 높아졌다고 설명하면서, 2026년을 성과 도출의 중요한 해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연내 전이성 대장암 1b·2상 전체 환자 등록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면역항암제와 바이오마커를 결합한 정밀 면역치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PD1, PDL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병용 전략이 전개되고 있으며, 새로운 표적과 바이오마커를 앞세운 후보 물질들이 연이어 임상에 진입하고 있다. 에스티큐브가 넬마스토바트를 통해 BTN1A1이라는 차별화된 타깃 축을 제시할 경우,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어느 정도 상쇄하면서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해외 기술이전과 공동개발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추가 임상 데이터 확보와 규제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과 유럽 규제당국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에 대해 효능뿐 아니라 안전성 시그널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어, 에스티큐브 역시 장기 추적 데이터와 병용 독성 프로파일을 면밀히 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트너 제약사 입장에서는 임상 2상과 3상 설계, 글로벌 개발 비용 분담, 상업화 지역권 설정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수밖에 없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에스티큐브의 JP모건 행보가 향후 국내 면역항암 파이프라인 전반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산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거래에 성공할 경우 유사 기전 파이프라인의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협의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국내 개발사의 파트너링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산업계는 넬마스토바트가 JP모건 헬스케어2026을 발판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구체적 거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