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북중 접근법엔 공감…무역은 평행선” 미국 전문가들 평가
북한과 중국을 둘러싼 한미 정상의 접근법을 두고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한 반면, 무역 등 경제 현안에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 참석한 전·현직 미 외교 안보 인사들은 한미 정상회담이 북중 문제에선 분위기를 공유했으나, 실질적 합의가 도출되지 못한 핵심 배경으로 경제 의제를 꼽았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두 정상이 중국에 대해 “긍정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하려는 태도”를 보이며, “한미, 한중, 미중 사이 새로운 관계 구도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또 “북한 역시 10월, 11월 유엔 총회 시점쯤 대화에 나설 수 있다”며 “북한은 그때까지 외부 환경을 관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전 일본 방문을 두고는 “중요한 신호였다”고 강조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관련 언어가 미국에는 긍정적 시그널로 읽혔을 것”이라며, 이른바 ‘안미경중’ 노선이 더 이상 과거처럼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을 짚었다. 차 석좌는 “경제 협력에선 중국과 현실적 관계를 맺지만, 공급망·안보에선 미국 편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또한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 문제를 언급한 것은 “김정은에게 대화 의지를 알리는 신호”였으나, 실제 대화 테이블에 나올지 여부는 북한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실질적 합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는 “한미 정상회담이 예전엔 안보·외교가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무역이 중심에 있다”며 경제 의제의 비중을 평가했다. 차 석좌도 “공동성명, 발표문, 설명자료 모두 없었다”며, “3천500억달러 투자기금 조건, 15% 관세 발효시기 협상에서 이견이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필립 럭 CSIS 경제프로그램국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관세에서 과도한 양보를 경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관세 정책 고수와 함께 일부 투자 약속의 구조엔 유연했다”고 분석했다. 양측 모두 상호 시험하는 단계였으며, 무역 분야는 현상 유지 상태라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은 최선을 다한 상태이고, 이제는 한국 정부가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합의에 이를 압박이 높아졌다”며 “한미 간 협상은 일본과의 투자 합의 조건까지 연계돼 진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상회담 이후에도 양 국 정부가 표면적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향후 수개월 내 구체적 합의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정치권과 경제계의 압박이 이어지는 만큼, 한미 양국은 추가 협의를 통해 공동 발표문 채택 등 실질적 진전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