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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코드에서 보이스피싱까지 막는다…SK브로드밴드, 통합 안심 서비스로 구독 보안 강화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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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망 기반 가정 보안이 구독 서비스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 회선과 연계된 통합 보안 패키지 안심 서비스를 선보이며 악성코드 차단부터 원격점검, 금전 피해 보상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모델을 내놨다. 통신사가 보안 소프트웨어와 방문 점검, 보험을 묶은 구조로, 가입자가 별도 보안 프로그램을 찾지 않아도 생활 전반의 사이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점에서 산업적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초고속 인터넷과 보안을 함께 파는 구독형 패키지가 가정용 보안 시장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브로드밴드는 25일 고객의 인터넷 이용환경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기존 보안 부가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프리미엄 안심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동일 회사가 제공하던 유해사이트 차단, 악성코드 방어, 원격점검 등 여러 부가 기능을 통합해 가입 절차를 단순화하고, 한 번 가입으로 주요 보안 기능을 일괄 적용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안심 서비스의 기술적 구성은 3중 보안 체계다. 네트워크 단계에서 유해사이트·악성코드를 차단하고, 단말기 내부에서는 바이러스 감시와 치료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PC와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원격 점검과 필요 시 방문 점검까지 포함해, 단순 소프트웨어 설치를 넘어 관리형 보안 서비스 관점으로 확장했다. 가정 내 여러 기기가 인터넷에 동시에 연결되는 환경에서, 사용자가 보안 지식이 부족해도 통신사를 통해 기본적인 방어벽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셈이다.

 

통신회선과 결합된 구조인 만큼 고객의 선택지는 이용환경에 맞춰 세분화됐다. 기본형 안심은 3중 보안 기능만 제공하고, 안심쉐어는 여기에 최대 3회선 IP 공유 기능을 더해 가정 내 여러 단말과의 동시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상위 상품인 더안심은 3중 보안에 금전 피해 보상 기능을 얹고, 더안심쉐어는 보상과 IP 공유를 모두 포함해 가족 구성원이 많거나 기기 수가 많은 가구를 겨냥한다. 이용자는 초고속 인터넷과 함께 해당 상품을 선택하면, 별도 설치나 복잡한 설정 없이 통합 보안을 적용받는 구조다.

 

특히 더안심과 더안심쉐어에는 사이버 범죄로 인한 금전 피해 보상 기능이 포함됐다. 보이스피싱이나 계정 해킹과 같은 디지털 금융사고에 대해 연 1회 최대 500만 원까지, 인터넷 쇼핑 과정에서 발생한 사기 피해에 대해 최대 50만 원까지 보상을 지원한다. 메리츠화재와 연계한 이 구조는 통신사가 고객 접점을 바탕으로 사이버 보험 역할을 일부 수행하는 모델로, 보안 서비스에 금융 보상 기능을 접목한 융합 사례로 볼 수 있다. 국내 통신사들이 홈 보안 카메라, 출동 서비스에 이어 디지털 금융 위험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키우는 흐름과도 맞닿는다.

 

시장 측면에서는 통신 기반 보안 패키지가 가정용 보안 소프트웨어 시장과 중복되면서도 차별화 요소를 갖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별도 보안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직접 구매·설치·갱신해야 하는 반면, 통신사 결합형 서비스는 회선 요금에 통합돼 관리된다. 또한 원격점검과 방문 점검을 묶은 형태는 고령층이나 IT 비숙련자 가구에서 실질적인 체감 효용이 크다. 특히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단순 예방 교육을 넘어 금전 보상까지 연계하는 모델은 가입 유인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보안 기능을 기본 제공하거나 구독형 업셀링 상품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이미 자리 잡은 상태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통신사가 네트워크 보안 게이트웨이, 자녀 보호, 사물인터넷 기기 보호를 묶은 패키지를 판매하며, 일부는 사이버 보험사와 제휴해 금전 피해 보상까지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의 안심 서비스는 이러한 글로벌 추세를 국내 환경에 맞게 적용한 사례로, 가정용 네트워크 보안이 단순 옵션을 넘어 기본 인프라로 편입되는 흐름에 속한다.

 

이번 개편은 고객지원 체계 측면에서도 통합 방향을 택했다. SK브로드밴드는 기존 보안 부가서비스 홈페이지와 고객센터를 하나의 안심 서비스 전용 고객센터와 전용 웹페이지로 묶었다. 이용자는 해당 채널에서 서비스 조회, 설정 변경, 보안 관련 문의를 일괄 처리할 수 있다. 가입 후에는 문자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보안 상태와 서비스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보안 인식과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관리형 보안 서비스 관점에서 보면 모니터링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합한 셈이다.

 

현장 접점도 강화된다.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 홈앤서비스와 함께 이달 말부터 Be 안심 캠페인을 시행할 예정이다. 인터넷, 와이파이, B tv 설치나 이전을 위해 가정을 방문하는 서비스매니저들이 B안심지킴이 역할을 맡아, 고객의 단말과 네트워크 보안 설정 상태를 확인하고 점검 항목을 안내한다. 이는 하드웨어 설치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 방문 시점에 보안 컨설팅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고객 만족도와 보안 수준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통신사가 네트워크 보안과 보험 기능까지 포괄하는 패키지를 확대한 만큼, 향후 경쟁사들도 유사한 서비스 구성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가정 내 사물인터넷 기기 증가, 원격근무 확산, 디지털 금융 이용 증가로 인해 가정이 곧 사이버 공격 표적이 되는 환경에서, 통신 기반 구독형 보안은 필수 인프라 성격을 띨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효과를 좌우하는 요소는 기술 기능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한 보상 처리와 고객 지원 품질이라는 지적도 병행된다.

 

홍승진 SK브로드밴드 유선사업본부장은 안심 서비스가 고객의 인터넷 이용 중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하며 합리적인 요금과 실질적 보상, 통합 고객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통신사의 이 같은 움직임이 가정용 사이버 보안과 보험, 고객지원이 결합된 새로운 구독형 서비스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지켜보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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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안심서비스#보이스피싱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