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개발 돌입”…정부·빅테크 손잡고 글로벌 AI 주도권 겨룬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국가대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경쟁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와 국내 빅테크·AI 기업들이 힘을 합쳐 독자적 대규모 언어·AI 모델 구축에 나서면서, 국내 AI 생태계가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토대로 한국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에서 기술 주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착수식을 개최하고,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등 5개 정예팀이 ‘K-AI’ 타이틀을 걸고 대형 AI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과 연구진은 자연어 처리, 멀티모달(문자·음성·이미지 결합) 등에서 글로벌 수준의 소타(State of the Art) AI 모델 구현을 목표로 한다. 특히, 각 팀은 수십억~수백억 매개변수(parameter)와 고도화된 AI 추론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미국·중국 빅테크의 대형 모델과 맞설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초거대 AI(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성능 벤치마크, 안전성, 파생 AI 모델 수 등 정량 지표로 평가를 받는다. 단계평가를 거쳐 올해 말 최종 4개 팀이 선발되며, 국민·전문가의 다층 평가와 대국민 AI 콘테스트 등 공개 검증 체계도 도입된다. 현장에서는 ‘K-AI’ 앰블럼 수여 등 상징적 행보를 통해 국가적 기술 자립 의지를 다졌다.
글로벌 AI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프로젝트는 미국 오픈AI·구글, 중국 바이두 등과 같은 거대 AI 주도권 확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예를 들어,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사 검색 및 서비스 데이터를 강점으로, 업스테이지는 AI 스타트업으로서 기민한 실전 구현 능력을, SK텔레콤과 LG AI연구원은 통신·미디어, 산업현장 기반의 데이터 확보와 AI 적용 경험을 각각 내세운다.
정책 측면에선, 산업부·과기정통부 등 정부의 민간 협력 생태계 조성과, 향후 AI 안전성·윤리 등 국가적 기준 정비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평가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단계별 세부 지침을 사전 공개하고, AI 안전성 등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초거대 AI 개발은 데이터·인재·인프라 전 주기의 협력이 결정적”이라며 “국가 차원의 지원과 산업 생태계의 자율적 혁신이 균형을 이룰 때 K-AI가 실질적 기술 주권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경쟁이 실제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 도약을 이끌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