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으로 스포츠 예능 본다…웨이브, 시청 데이터 분석 강화
스포츠 예능 한 편이 OTT 이용 행태를 바꾸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에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김연경이 유료가입 견인 1위를 기록하며, 시청 로그와 추천 알고리즘을 결합한 데이터 전략의 시험대가 된 모습이다. 웨이브는 해당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스페셜관을 구성하고, 유저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관 예능,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까지 이어지는 추천 구조를 구축해 체류 시간을 크게 늘렸다. 업계는 이 같은 사례를 국내 OTT 추천 인공지능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콘텐츠웨이브에 따르면 신인감독김연경은 9월 말 첫 공개 이후 8주 연속으로 웨이브 내 신규 유료가입을 가장 많이 유도한 콘텐츠로 집계됐다. 최종회가 방영된 11월 셋째 주에는 드라마와 예능을 포함한 전 장르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고, 시청 유저 수 기준으로는 나혼자산다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랐다. 웨이브는 이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그램 단독관 형태의 스페셜관을 운영하며, 관련 VOD와 과거 출연분, 스포츠 다큐멘터리, 배구 소재 애니메이션 등으로 이어지는 연속 시청을 설계했다.

기술 구조로 보면 웨이브는 이용자의 콘텐츠 시청 이력, 체류 시간, 탐색 경로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추천 인공지능에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특정 프로그램 스페셜관에 진입한 이용자가 어떤 장르와 포맷으로 확장 시청을 하는지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홈 화면과 추천 리스트를 생성한다. 한 명의 이용자가 신인감독김연경을 본 뒤 과거 예능 출연분과 스포츠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으로 이동할 때, 알고리즘은 장르, 출연 인물, 주제 키워드, 시청 완료율을 함께 고려해 유사 콘텐츠를 정렬하는 구조에 가깝다. 기존의 단순 인기 순위 노출보다, 인물과 소재를 축으로 한 그래프 형태의 연관 추천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스포츠와 예능, 애니메이션을 가로지르는 교차 소비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웨이브에 따르면 이용자 상당수는 신인감독김연경 스페셜관에서 프로그램 다시보기를 마친 뒤 김연경 관련 예능, 다큐멘터리, 배구 소재 애니메이션 하이큐 시리즈로 이어졌다. OTT 입장에서는 하나의 지적재산권과 인물 IP를 축으로 여러 장르를 엮는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이 작동한 셈이다. 스포츠 IP의 팬덤을 예능과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하는 구조가 검증되면서, 이후 다른 종목 및 스타 선수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로 보면 미국과 일본 등 주요 OTT는 이미 스포츠 다큐멘터리와 예능형 콘텐츠를 AI 추천의 핵심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농구, F1 레이싱, 축구 등 다수의 스포츠 다큐 시리즈를 통해 팬덤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라이브 중계 파트너십과 브랜드 협업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플랫폼들이 스포츠 만화와 실사 예능을 묶는 추천 엔진을 통해 시청 시간을 극대화하고 있다. 웨이브의 신인감독김연경 사례는 국내 OTT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에 가깝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규제도 기술 확장의 변수로 거론된다. 국내 OTT는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시청 이력 데이터를 가명 처리해 추천 알고리즘에 활용하고 있으며, 프로파일링 기반 맞춤 광고 도입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과 인공지능법에서 맞춤형 추천과 광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용자 선택권과 알고리즘 설명 의무를 둘러싼 논의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웨이브의 이번 성과가 데이터 기반 콘텐츠 기획과 스포츠 IP 확장의 실험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한 콘텐츠 분석 전문가는 스포츠 예능이 OTT에서 유의미한 시청 데이터를 만들어 내면, 향후 AI 추천 엔진 구조에도 스포츠 IP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시청 로그를 활용한 신규 스포츠 예능 기획과 광고·굿즈 연계 사업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스포츠와 예능, 데이터 분석이 결합된 이번 모델이 실제 수익 구조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