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미국 ‘우선 권고’”…폐암 1차 치료 판도 변화
폐암 신약 개발 경쟁이 글로벌 무대로 확장되고 있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표적 항암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분야의 ‘우선 권고(Preferred)’ 치료법으로 등재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NCCN 가이드라인 등재를 “1차 치료제 처방 기준 재편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이번 등재는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중 엑손 19번 결손 및 21번(L858R) 치환 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초점을 둔다. NCCN은 6일(현지 시간)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1차 치료 카테고리1로 처음 분류했다. 이는 기존에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만이 보유하던 자리로, 렉라자 병용요법이 글로벌 최상위 환자 치료 기준에 포함됐음을 의미한다.

기술적으로 렉라자는 EGFR-TKI(티로신키나제 억제제) 기반 신약이다. 리브리반트는 EGFR·MET 이중 표적 항체 치료제로, 두 약물을 병용할 시 암세포 내 복수 타깃 동시 저해로 내성 억제가 가능하다. 최근 임상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군이 기존 단일 요법 대비 1차 치료반응률과 무진행생존기간(PFS) 모두에서 개선 효과를 보인 점이 이번 NCCN 우선 권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NCCN 가이드라인 등재는 미국과 글로벌 병원에서 환자 처방과 보험 급여 기준에 직접 근거가 된다. 특히 ‘우선 권고(preferred)’ 등급은 의료진에게 가장 선호되는 1차 치료 옵션임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임상 효과와 함께 정책적 후광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실제 처방량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 구도로 보면 타그리소 독점 체제가 해체되며, 글로벌 폐암 표적 치료 시장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타그리소는 출시 8분기 만에 NCCN 1차 치료제로 올라 본격적 시장 성장을 경험했다. 반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출시 5분기 만에 동급으로 등재돼, 더욱 빠른 성장 곡선을 예상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임상 데이터도 이번 등재 배경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급여기준 확대, 병용요법의 부작용 관리, 보험 적용 범위 등 실질적 시장 안착을 위한 추가 과제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권고사항 등재는 한국 신약 연구와 해외 판로 개척의 의미있는 성과”라며 “1차 치료 요법으로 임상·상업적 성공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등재를 계기로 표적 항암제 시장에서 국산 신약의 실질적 돌파가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