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혼혈MF 첫 발탁”…카스트로프, 홍명보호에 새 바람→춘추전국 대표경쟁 신호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 긴장감이 흐른 오전, 대표팀 명단 발표 현장엔 취재진의 숨소리마저 느껴질 만큼 집중된 분위기가 일렁였다. 모두의 시선이 쏠리는 순간, 독일 출생의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라는 이름이 낭독되자 미묘한 설렘이 퍼졌다.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 역사상 외국 태생 혼혈 선수가 처음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순간, 오랜 기다림과 새로운 변화를 안은 팬들의 감정 역시 고스란히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은 25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9월 미국과 멕시코 평가전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소집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 무대 핵심 선수뿐 아니라, 손흥민이 세 시즌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MLS LAFC에서 활약하며 다시 합류해 시선을 끌었다.

최근 국가대항전인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은 FIFA A매치 기간과 맞물리지 않아 K리그·J리그 선수 위주로 치러졌던 만큼, 이번 대표팀엔 다시 해외파들의 대거 복귀가 펼쳐졌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이미 확정 지은 뒤, 비로소 다양한 전술 실험과 선수 조합 테스트의 실전 모의고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명단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합류자는 카스트로프였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독일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다. 올 초까지 부상 속에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으나, 치료 끝에 묀헨글라트바흐로 이적했고 최근 분데스리가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홍명보 감독은 “유럽 현지에서 강인한 책임감과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미드필더진에 새로운 활력이 더해질 것”이라며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흥민 역시 화제를 이어갔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LAFC)로 이적해 3경기만에 프리킥 득점포를 터뜨리며 특유의 집중력을 선보였다. 공격진에는 오현규, 오세훈 등이 선발되고, 미드필더 라인엔 박용우, 황인범, 이강인, 그리고 카스트로프가 포함됐다. 전체 명단에는 골키퍼 조현우, 김승규, 송범근, 수비라인에서는 김민재, 변준수, 이한범, 미드필더와 공격수 등 각 포지션의 대표 선수가 포진했다.
혼혈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은 남자팀 사상 처음이다. 여자팀에선 케이시 유진 페어가 이미 활약 중이지만, 남자대표팀을 통틀어 외국 태생 혼혈이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은 새로운 역사다. 과거 장대일, 강수일 등 혼혈 선수가 있었으나 모두 국내 출생자였다.
오는 9월 7일 오전 6시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미국, 10일 오전 10시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멕시코와의 평가전이 각각 진행된다. 홍명보 감독은 “두 팀 모두 피지컬과 스피드가 뛰어나 전술 실험에 최적”이라며, “유럽파와 젊은 재능을 조화시켜 월드컵 준비를 본격화하겠다”고 설명했다.
9월 평가전을 계기로, 한층 치열할 대표팀 주전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각자의 서사가 교차하는 시간, 새로운 얼굴과 익숙한 스타의 울림이 그라운드를 가득 메우고 있다. 경계 없는 무대에서 시작되는 이 여름의 기록은 9월 미국에서 펼쳐질 미국전과 멕시코전을 통해 팬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