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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 온체인 전환…아이티센글로벌, RWA로 글로벌 공략 가속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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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체인 기술을 적용한 실물자산 토큰화가 전통 안전자산인 금의 활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아이티센글로벌이 실물자산의 대표 격인 금을 블록체인 상에 올려 유통성과 금융 연계를 강화하는 전략을 공개하며 글로벌 RWA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린다. 업계에서는 금 기반 온체인 인프라를 누가 먼저 신뢰성과 확장성을 갖춰 상용화하느냐가 디지털 실물자산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22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개막하는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 2025에 참가해 금을 중심으로 한 실물자산 디지털 전환 전략을 발표한다고 19일 밝혔다. 발표 세션의 공식 주제는 온체인으로 다시 쓰는 금의 가치로, 금을 단순히 전자증서 형태로 옮기는 수준을 넘어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금융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할지를 다룬다.

행사에서 회사가 제시할 핵심 메시지는 금을 기존의 보관 중심 자산에서 디지털 환경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분할 거래가 가능한 인프라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특히 온체인 상에서 금의 보유량과 이동 내역을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해 투명성을 높이고,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이 금을 담보나 결제 수단에 가깝게 활용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설명할 계획이다.

 

아이티센글로벌은 실물자산이 디지털 환경에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메커니즘도 소개한다. 금 실물의 보관 장소와 수량을 제3자 검증과 연동해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토큰 발행량과 실물 보유량을 자동으로 정합성 검증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이와 함께 24시간 거래 가능한 온체인 마켓과 기관투자가를 겨냥한 커스터디 체계를 연계해 기존 금 시장의 거래 시간과 지역 한계를 줄이는 전략도 제시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접근은 금을 수동적으로 쌓아두는 정적 자산이 아니라, 글로벌 결제와 대출, 헤지 거래에 폭넓게 활용되는 동적인 디지털 인프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투자자는 소액으로 금 토큰을 분할 구매하고, 이를 담보로 유동성을 공급받거나 다른 디지털 자산과 교환하는 등 기존 골드 ETF나 실물 골드바 대비 활용 옵션이 넓어질 수 있다.

 

부산시가 주최하는 BWB 2025는 올해 연결을 넘어 결합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실물자산 토큰화를 핵심 의제로 다룬다.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 투자기관이 대거 모이는 만큼 아이티센글로벌은 이번 무대를 RWA 사업 파트너십을 확장하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금을 시작으로 다른 실물자산으로 토큰화 대상을 확장할 경우, 플랫폼과 인프라 사업자로서 선점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회사 측은 온체인 금 생태계가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금 토큰이 은행과 증권사, 핀테크 플랫폼에서 동시에 활용될 경우, 기존 금융권은 안정적인 담보 자산을 디지털 방식으로 취급할 수 있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초 자산을 확보하게 되는 구조다. 다만 구체적인 파트너사 이름과 출시 일정 등은 행사 발표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전망이다.

 

강진모 아이티센글로벌 회장은 금은 인류 역사상 가장 신뢰받는 자산이지만, 온체인 환경을 통해 단순한 저장 수단을 넘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의 기반 자산으로 확장돼야 한다며, BWB 2025 발표는 실물자산과 블록체인의 결합을 통해 아이티센그룹이 구축하려는 미래 지향적 금 생태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가 언급한 기반 자산이라는 표현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이나 디파이 담보 생태계와의 연계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이티센글로벌의 재무 성과도 RWA 사업 드라이브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회사는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 4조6000억원, 영업이익 119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퍼센트, 293퍼센트 성장했다. 전통 IT 서비스 역량에 RWA 사업이 더해지면서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고 있고, 2025년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기대하고 있다. 안정적인 캐시플로와 IT 인프라가 RWA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스템 투자와 글로벌 제휴 확대를 떠받치는 구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금을 비롯한 실물자산 토큰화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된 상태다. 북미와 유럽 일부 금융기관은 금 토큰을 기반으로 한 거래 상품과 수탁 서비스를 선보였고,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금 연동 스테이블 자산을 실험 중이다. 국내 기업이 이 영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면 실물 검증 체계와 규제 준수, 국제 회계 기준과의 정합성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만큼, 온체인 기술과 전통 금융 이해를 겸비한 사업자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RWA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각국 규제와 세제, 자본시장 규범에 맞는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금 토큰의 법적 성격이 증권인지, 예금성 상품인지, 단순 디지털 자산인지에 따라 감독당국의 규제 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자금세탁 방지 의무, 국경 간 자본 이동 규제, 투자자 보호 장치 등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금 기반 RWA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디지털 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완충해 줄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토큰 구조의 투명성과 실물 담보의 검증 체계, 규제 적합성까지 확보해야만 장기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속도 못지않게 제도와 거버넌스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산업계는 온체인 금 생태계가 실제 금융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의 경계가 어떻게 재조정될지를 주시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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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센글로벌#bwb2025#r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