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시세 소폭 반등…한국거래소, 1g당 20만100원 회복에도 투자 문턱 높아
국내 금 가격이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안전자산 선호와 환율 변동성 속에 국내 기준 시세가 반등했지만, 소비자 실거래 가격과의 격차는 여전해 개인 투자자 부담은 꾸준히 제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국제 정세와 달러 강세 흐름이 맞물리며 변동성이 이어지는 과정으로 보고, 당분간 금 투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5일 한국거래소 금시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금 99.99퍼센트 1킬로그램 기준 1그램당 시세는 20만100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가격인 19만9천530원에서 570원 오른 수준으로, 상승률은 0.29퍼센트다. 최근 이어진 조정 흐름을 잠시 멈추고 소폭 반등한 셈이다.

반면 소비자 실거래 가격은 이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시세 기준으로 순금 24케이 3.75그램의 내가 살 때 가격은 87만2천원, 내가 팔 때 가격은 73만8천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2천원, 약 0.23퍼센트 오른 수치로, 기준 시세와 마찬가지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매수와 매도 가격 차와 공시 시세 대비 괴리는 여전히 크다.
14케이와 18케이 제품의 경우 개별 제품별 시세가 적용돼 별도 시세 공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14케이 기준 판매가는 42만700원으로 전일과 변동이 없었다. 업계에서는 공임비와 디자인 프리미엄, 부가가치세, 수수료 등이 더해지면서 함량이 낮은 제품일수록 투자 상품이라기보다 소비재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 이외의 귀금속 가격은 약세 흐름을 보였다. 한국금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백금 매입가는 33만4천원, 매도가는 27만4천원으로 하루 새 각각 5천원 정도 떨어졌다. 하락률은 매입가 기준 약 마이너스 1.5퍼센트, 매도가 기준 마이너스 1.82퍼센트 수준이다. 은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은 매입가는 1만2천760원으로 약 마이너스 2.19퍼센트, 매도가는 9천450원으로 약 마이너스 2.12퍼센트 떨어지며 조정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 가격 흐름을 국제 정세와 환율,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중동과 유럽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며 안전자산 선호는 유지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와 미 금리 수준에 따라 달러 표시 금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어서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변동까지 더해지며 국내 원화 기준 시세도 변동성이 커진 국면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시중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최근 금값 흐름과 관련해 금리가 정점 부근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지지력을 확보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단기 기준으로는 환율과 경기 지표에 따라 등락이 반복될 소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 실거래 가격이 공시 시세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만큼, 투자 목적으로 실물 금을 매수하는 경우 매수·매도 스프레드에 따른 손익분기점 도달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 측면에서 금 관련 세제나 거래 제도에 큰 변화는 없지만, 당국은 최근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친 상황에서 안전자산 쏠림이 과도해질 경우 특정 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경우 단기 가격 급등락에 따라 실물 금뿐 아니라 금 관련 파생상품이나 상장지수펀드 등으로 투자가 확산되는 흐름에 대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4일과 비교할 때 한국거래소 기준 1그램당 금 시세가 19만9천530원에서 20만100원으로 반등한 폭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최근 글로벌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 부근에서 움직인 기간이 길어지면서,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도 단기 차익보다는 중장기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꾸준히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 가격 추이는 미국 통화정책 방향, 달러 강세 지속 여부, 주요국 경기 지표와 지정학 리스크 전개 상황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