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금의 대체 아니다”…32% 급락에 ‘디지털 금’ 타이틀 논란 격화
현지 시각 17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Bitcoin)이 금(Gold) 기준 최근 32% 급락하면서, ‘디지털 금’ 논란이 국제 금융계 화두로 재점화됐다. 이번 조정은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신뢰와 암호화폐의 가치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며,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8월 고점 대비 금으로 환산해 32%나 하락한 데 대해 대표적 금 옹호론자인 피터 시프(Peter Schiff)는 “비트코인은 신뢰할 수 있는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며, 달러 대체 자산으로도 부적합하다”는 비판을 내놨다. 그는 “비트코인의 내재가치 부재가 이번 급락을 초래했다”며, “이른바 디비트코이니제이션(de-bitcoinization)이 진행되는 단계”라고 역설했다. 시프는 “비트코인이 금의 점심을 빼앗기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가짜 금을 팔고 진짜 금을 사라’고 강조했다. 금이 여전히 통화 불안정성에 대한 궁극적인 헤지 수단이며, 비트코인은 결국 금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바이낸스(Binance) 창립자 창펑 자오(Changpeng Zhao, CZ)는 “비트코인은 0.004달러에서 11만 달러까지 성장했으며, 단기 조정은 전체 16년 역사 중 단 1%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CZ는 “공급 한정성과 글로벌 채택 확대가 비트코인의 가치를 지탱한다”며, “금이 일시적으로 앞서더라도 비트코인의 우위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 차는 비트코인과 금이 각자 다른 투자 수단임을 시사하며, 실물 자산에 대한 보수적 선호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신흥 투기 심리 간 충돌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장 내에서는 기술적 지지선과 투자 심리 변화도 주목되고 있다. 시장 분석가 테드 필로우스(Ted Pillows)는 비트코인이 200일 이동평균선인 10만7천 달러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만일 일일 종가가 이 밑으로 내려갈 경우, 단기적으로 9만~9만5천 달러까지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는 견해다. 그러나 그는 “200일선 구간은 장기 투자자들의 매수가 쌓일 수 있는 영역”이라며, 실제로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이끄는 스트래티지(Strategy) 등이 추가 매수를 단행하는 근거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시장의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폴리마켓(Polymarket)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내 비트코인이 13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최근 43%로 하락해 그 이전 대비 21%포인트 줄었다. 트레이딩뷰(TradingView) 집계 기준 비트코인은 17일 현재 10만8,392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24시간 동안 2.18%, 일주일간 12.18% 하락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등 외신은 비트코인의 약세장이 투자자 신뢰와 시장의 본질적 펀더멘털 검증 차원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성장 과정에서 시장 내 금과의 가치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내재가치 논란이 단기 조정 이상의 구조적 이슈임을 경고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가격의 급등락은 여전히 투자 심리에 크게 좌우되는 모양새다. 내재 가치에 대한 확신 부족은 시장 공황으로 번질 수도 있어, 투자자는 단기 움직임보다 시장 구조와 펀더멘털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이번 논쟁이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타이틀 유지 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