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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대응 역량 강화”…BMW·폭스바겐, 제주 소방 지원→안전 인프라 확장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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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브랜드가 급증하는 전기차 화재 및 교통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소방대원의 구조 역량을 높이는 교육 현장에 실습 차량을 제공하며 안전 인프라 강화에 나섰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11월 27일 제주 아젠토피오레 컨벤션에서 제주소방안전본부와 함께 소방대원 전기차 안전 구조 세미나를 열고, BMW그룹코리아와 폭스바겐그룹코리아로부터 각 브랜드의 대표 전기차를 제공받아 실습 교육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행사에는 제주 지역 소방대원 120여명이 참여해 실제 차량을 활용한 구조 훈련과 전기차 특화 안전 교육을 함께 이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세미나는 전기차 교통사고 및 화재 현장에서 고전압 배터리와 전장 부품이 얽힌 복합 위험을 최소화하고, 구조 시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설명했다. 전기차는 배터리 팩 하부 관통, 열폭주에 따른 2차 화재, 절연 손상으로 인한 감전 등 내연기관차와 성격이 다른 위험 요인을 내포하고 있어, 고전압 차단 절차와 차체 절개 포인트, 배터리 방열 구조에 대한 이해가 구조 효율성과 직결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 지역은 렌터카와 관광 수요를 중심으로 전기차 보급 비중이 높아 교통·충전 인프라 밀도 대비 사고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며, 이에 따라 소방대원의 전기차 전문 교육 수요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로 관측된다.  

“전기차 화재 대응 역량 강화”…BMW·폭스바겐, 제주 소방 지원→안전 인프라 확장
“전기차 화재 대응 역량 강화”…BMW·폭스바겐, 제주 소방 지원→안전 인프라 확장

BMW그룹코리아는 이번 세미나에 BMW i4와 올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을 실습 차량으로 제공했다. i4는 BMW의 전동화 전략을 상징하는 전기 세단으로, 차체 하부에 배치된 고전압 배터리 모듈과 다단 안전 차단 장치를 갖춘 구조여서 실제 구조 상황에서 배선 위치, 차단 스위치 접근 경로를 숙지하는 훈련에 적합한 모델로 꼽힌다. 미니 컨트리맨 전기 모델 역시 배터리 패키징과 차체 강성 설계가 달라, 구조대원이 도어·필러 절개와 탑승 공간 접근성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교보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MW그룹코리아는 2024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인천 지역 소방서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주행 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인천 지역 소방대원을 대상으로 전기차 소방 안전 교육을 진행하며 전동화 시대의 안전 거버넌스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폭스바겐 ID.4와 아우디 SQ6 e-트론을 제주 세미나에 실습용으로 지원했다. ID.4는 폭스바겐의 전용 전기 SUV로, 전기 전용 플랫폼 기반의 배터리 하부 탑재 구조와 모듈형 전장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화재·침수 상황에서의 고전압 분리와 인명 구출 절차를 실제 차체에서 익히는 데 유리한 모델로 평가된다. SQ6 e-트론은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의 대표 전기 SUV인 아우디 Q6 e-트론의 고성능 버전으로, 복수의 전기 모터와 대용량 배터리, 첨단 열관리 시스템이 결합된 구성을 지닌다. 고성능 전기차는 고출력 인버터와 냉각 회로가 복잡해 구조 동선과 절단 포인트 파악이 난도 높은 영역으로 분류되며, 이를 실제 차량에서 확인하는 과정이 구조대원의 실전 대응력 제고에 중요한 학습 효과를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기차 관련 구조 매뉴얼과 고전압 차단 가이드라인은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어, 브랜드별 기술 문서와 실제 차종을 함께 경험하는 교육이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전압 배터리 손상 시 열폭주를 억제하고 2차 화재를 차단하기 위한 냉각·격리 절차, 배터리 침수 후 재발화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장기 모니터링 요령 등은 기존 내연기관차 사고 대응과 결을 달리하는 전문 영역으로 분류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소방기관과의 합동 교육을 확대하고, 제조사와 공단, 지자체가 연계된 다자 협력 체계를 통해 전기차 구조 표준 가이드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전기차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문 지식과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미나 지원을 통해 소방대원의 전기차 구조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 확대 속도가 빨라질수록 화재·사고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커질 수 있다며, 제조사와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 교육과 실습 차량 지원이 전동화 시대 신뢰 형성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 향후에는 배터리 재활용 거점과 정비업계까지 포함한 전주기 안전 네트워크가 구축될 경우, 전기차가 친환경성을 넘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성숙한 산업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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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그룹코리아#폭스바겐그룹코리아#한국교통안전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