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중대재해 줄인다…우본, 산업안전보건 경진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 체계가 우편 물류 현장의 산업안전보건 수준을 바꾸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우체국과 우편집중국을 대상으로 우수사례를 선별해 공유하면서, 공공 물류 인프라 전반의 디지털 안전 역량 확산 효과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공공부문이 축적하는 산업안전 데이터가 향후 민간 택배·물류·IT 솔루션으로까지 파급될 수 있는 흐름으로 본다.
우정사업본부는 26일 2025 산업안전보건 우수사례 발표대회 결과를 발표하고, 김제우체국을 최우수 사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데이터 활용을 통해 안전사고 발생 제로화를 목표로 한 관리 체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와 제주우체국, 완도우체국은 우수상을, 양양우체국 등 8개 관서는 장려상을 수상했다. 선정된 사례는 추후 책자와 교육영상으로 제작돼 전 종사원의 안전 역량 강화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전날 충남 천안 우정인재개발원에서 열렸으며, 직할기관과 각 지방우정청의 사전심사를 통과한 12개 관서가 참여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추진된 위험성 평가,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작업환경측정, 온열질환 예방활동 등 다양한 안전보건 주제가 발표됐고, 발표 후 질의와 응답을 통해 각 관서의 세부 실행 방법과 데이터 수집 방식, 개선 효과를 공유했다.
특히 위험성 평가는 작업 공정별로 사고 가능성과 피해 수준을 수치화해 관리하는 절차로, 디지털 시스템과 결합할 경우 현장별 리스크 지도 구축이 가능하다.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는 집배와 물류 분류처럼 반복·중량 작업이 많은 우편 업무 특성을 반영해, 작업 자세와 빈도, 하중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작업환경측정은 소음, 조도, 공기질 등 물리·환경 요소를 정량화해 개선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쓰이고, 온열질환 예방활동은 기온과 작업량, 휴식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구간을 정의해 관리하는 흐름으로 확장될 수 있다. 기존에 경험과 관행에 의존하던 안전관리 방식의 한계를 줄이는 방향이다.
우정사업본부는 함께하는 안전보건, 거듭나는 우정일터를 경영방침으로 내걸고 중대재해NO, 안전사고 10퍼센트 감축을 목표로 현장 중심 자율 안전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겨울철 빙판길 이동과 저온 작업 등 계절 특성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내년 2월까지 겨울철 안전보건 특별관리 기간도 운영한다. 빈번한 야외 이동과 운전, 물류 취급이 결합된 우편 산업의 특성상, 계절·시간대·지역별 데이터를 축적해 맞춤형 예방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물류 기업들이 센서와 IoT,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안전사고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공공 우편 인프라에서 시작된 우정사업본부의 안전보건 사례는 국내 디지털 안전관리 솔루션 시장에도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 향후 작업 차량에 탑재되는 텔레매틱스 정보, 착용형 센서, 환경 모니터링 장비 등과 연계될 경우, 우편 현장의 안전 데이터는 IT·바이오 산업이 개발하는 헬스 모니터링 및 업무 부담 분석 기술과도 접점을 넓힐 여지가 있다.
곽병진 우정사업본부장 직무대리는 선정된 우수사례를 조직 전반으로 확산해 안전 문화를 한 단계 높이겠다고 강조하면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공공 물류 현장에서 축적되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 경험이 실제 현장의 사고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산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