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우승 퍼레이드”…문도엽, KPGA 시즌 2회 정상→개인 통산 5승 고지
비 내음이 채 가시지 않은 영암의 페어웨이에서는 숨죽인 긴장과 환호가 뒤섞였다. 팬들이 숨결마저 멈추었던 마지막 퍼트 순간, 문도엽의 샷은 무게감 있게 홀을 파고들었다. 8언더파 64타 폭발, 최종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시즌 두 번째 왕좌에 선 문도엽은 주먹을 들어 올렸다.
전남 영암군 골프존카운티 영암45에서 펼쳐진 2024 KPGA 투어 파운더스컵은 총상금 7억원 대회로, 시즌 최고의 화제를 모았다. 문도엽은 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이어 넉 달 만에 또 한 번 최강자의 위용을 뽐냈다. 3라운드까지 9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에 올랐던 문도엽은 최종 라운드에서 박영규, 임예택, 최진호 등을 따돌리고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시작부터 기세가 달랐다. 1번 홀에서 과감한 버디로 출발한 문도엽은 3번 홀부터 6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공동 2위 그룹과 거리를 벌렸다. 8번 홀에서는 3m 버디 퍼트에 성공, 후반까지 이어지는 고감도 샷 감각을 과시했다.
11번 홀에서 잠깐 파퍼트가 흔들렸으나, 12번과 14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으며 흐름을 되찾았다. 16번 홀의 3m 버디 퍼트는 사실상 대회의 결승골이었다. 아이언과 퍼트 모두 흔들림 없이 결승점까지 끌고 간 이날 경기는 문도엽 프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 우승으로 문도엽은 통산 5승 달성, 올 시즌 옥태훈(2승)에 이어 두 번째 시즌 2승 주인공이 됐다. 대회 후 문도엽은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2승은 처음”이라며 “이제 시즌 3승에 도전할 차례”라고 밝혔다. 통산 상금 1억4천만원을 추가하며 제네시스 포인트 및 상금랭킹 모두 3위로 올라섰다.
김찬우가 같은 날 8언더파 64타로 선전하며 준우승(22언더파 266타)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 챔피언 고군택은 4타를 줄여 공동 6위(18언더파 270타)에 그쳤다. 태국의 사돔 깨우깐자나는 8언더파 맹타로 공동 20위(15언더파 273타)에 오르며 KPGA 투어 최초의 외국인 신인왕 등극에 다가섰다.
특별한 의미의 파운더스컵에서 거둔 이번 우승은, 창립회원 12명을 기리는 대회 취지와도 맞닿으며 문도엽에게 더욱 큰 의미를 남겼다. 다음 대회에서 시즌 3승이 현실이 될지, 상금과 제네시스 포인트 왕좌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견고하게 다져진 발걸음, 그리고 다시 모이는 팬들의 응원. 문도엽은 3승을 노리며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KPGA 투어의 남은 시즌, 문도엽이 꿈꾸는 승리와 도약의 순간은 골프 팬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