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인재 사관학교"…KT, 에이블스쿨 9기 모집으로 디지털 인재전쟁 대응
인공지능과 클라우드가 산업 전반의 업무 방식을 재편하는 가운데 통신사가 직접 실무형 디지털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KT가 추진 중인 청년 교육 프로그램 에이블스쿨은 인공지능전환 AX 전략의 핵심 인력 공급처로 자리잡으면서, 대기업 주도의 디지털 인재 사관학교 모델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9기 모집을 디지털 전환 인력 부족 해소 경쟁의 분기점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KT는 청년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 KT 에이블스쿨 9기 교육생을 내년 1월 7일까지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 에이블스쿨은 KT가 설계한 기업 실무형 디지털 인재 양성 과정으로,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역량을 갖춘 인력을 파트너사와 연계된 일자리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1년 개설 이후 누적 교육생은 약 3500명에 달하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AX 인재 사관학교라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에이블스쿨 9기는 산업 수요를 반영해 AI 개발자 트랙과 디지털전환 DX 컨설턴트 트랙으로 이원화해 선발한다. AI 개발자 트랙은 컴퓨터공학 등 전공자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 설계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개발 역량을 심화하는 과정이다. 기업의 데이터 분석과 예측 모델, 추천 시스템 등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는 서비스를 직접 기획하고 구현할 수 있는 개발자를 목표로 한다.
DX 컨설턴트 트랙은 기술 이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기획과 제안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AI와 클라우드 과목에 더해 제안전략수립 과정을 포함해, 제조·금융·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총괄할 수 있는 실무형 컨설턴트 양성을 지향한다. KT 측은 이 과정을 통해 수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기술 융합형 인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 과정은 이론과 실습을 합쳐 총 840시간으로 설계됐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 방식을 채택해, 수강생이 실제 기업 과제와 유사한 프로젝트 주제를 발굴하고 서비스 기획, 설계, 구현, 검증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수료생은 단순 코딩 역량을 넘어 데이터 처리,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 서비스 운영 관점까지 포함하는 실무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9기 교육은 내년 3월 말 입교를 시작으로 약 5개월간 진행될 계획이다. 지원 자격은 만 34세 이하 미취업자 가운데 4년제 대학 6학기 이상 수료자다. 졸업 예정자뿐 아니라 전공 전환을 원하는 이공계 출신 청년도 포함돼, 기존 전공과 무관하게 디지털 분야로 경력을 전환하려는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다.
수료 후 연계되는 채용 지원 체계도 특징으로 꼽힌다. 에이블스쿨 수료생은 KT그룹 채용 지원 시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KT의 파트너사와 연관 기업에 대한 취업 연계 프로그램도 제공받는다. 채용 설명회, 모의 면접, 현업 멘토링 등 실질적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과 채용 사이의 간극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외 ICT 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한 실무형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사내 아카데미와 외부 교육 프로그램을 결합해 인력을 내부 양성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국내 통신·플랫폼 기업들도 자체 교육 과정을 통해 산업계에 필요한 인재 풀을 확장하고 있다. KT의 에이블스쿨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통신사가 교육 공급자이자 고용 연계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중심의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확대될 경우, 대학 교육과 기업 수요 사이의 격차를 메우는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교육 품질과 커리큘럼의 최신성을 유지하기 위해 산업 현장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T 관계자는 앞으로도 혁신적인 AX 교육 프로그램과 자격 인증 체계를 고도화해, 우수한 실무형 인재 배출을 확대하고 이들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X 혁신을 주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러한 민간 주도 디지털 인재 사관학교 모델이 실제 채용 시장과 현장 수요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