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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으로 핵융합 가상화”…과기정통부, 가상 토카막 소프트웨어 개발
IT/바이오

“디지털 트윈으로 핵융합 가상화”…과기정통부, 가상 토카막 소프트웨어 개발

윤찬우 기자
입력

디지털 트윈 기술이 핵융합 에너지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가상 토카막 플랫폼’은 토카막 핵융합 장치를 정밀하게 디지털화해 가상공간에 구현한다. 그 결과, 미래 핵융합 장치의 핵심 부품 안전성과 성능을 실시간으로 예측·검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핵융합 상용화 전환의 분기점’으로 꼽는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가상 토카막 소프트웨어 개발 사실을 공식화했다. 토카막은 도넛 형태의 진공 용기 안에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대표적인 핵융합 장치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개발진은 KSTAR에서 축적한 대규모 실험 데이터와 초컴퓨팅 시뮬레이션을 융합해, 한국 독자 기술로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현했다.

해당 플랫폼은 기존 실험이나 설계 방식만으로는 분석이 어려운 내벽 열속, 즉 플라즈마 운전 조건별로 장치 내벽에 단위면적·시간당 가해지는 열에너지를 3차원 가상공간에서 분자 단위까지 정밀 분석한다. 이를 통해 실제 장치를 건설하거나 시운전하기 전, 다양한 사고 시나리오와 부품 변형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실제 핵융합로 도입에는 막대한 비용·시간·리스크가 요구되지만, 디지털 트윈 활용은 연구 효율과 신뢰성 모두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의 실험 중심 방식에서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산업계 내부 혁신으로 평가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미국 MIT, 유럽 핵융합 프로젝트 등도 디지털 트윈을 전략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나, 국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산 플랫폼으로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내벽의 열 에너지 변화를 예측·분석하며, 소프트웨어 신뢰성도 입증했다.

 

정책 측면에서는 글로벌 핵융합 프로젝트와의 연계가 이어진 점이 주목받는다. 가상 토카막 소프트웨어는 해외 연구진과 산학협력체뿐만 아니라 국내 산·학계 산업체에 제공, 국제공동연구 및 국내 신산업 창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했다. 향후 데이터 공유와 인증, 시뮬레이션 결과의 안전성 확보 등 제도적 뒷받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택렬 과기정통부 공공융합연구정책관은 “민간 협력을 통한 핵심 기술 확보, 연구개발 지속 지원,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글로벌 핵융합에너지 실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디지털 트윈 기술이 실제 핵융합 에너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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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디지털트윈#k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