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법 리스크 속 11% 급등…쎄트렉아이, 낙폭 과대·흑자전환 기대에 저가 매수 유입

최동현 기자
입력

12월 12일 장중 코스닥 상장사 쎄트렉아이 주가가 11% 넘게 급등하며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국가 핵심기술 유출 의혹에 따른 검찰 수사로 신저가 근처까지 밀렸던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과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겹치면서 저가 매수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진행형인 만큼 추격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경계심도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 1분 기준 쎄트렉아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000원, 11.65% 오른 57,5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초 59,800원 안팎이던 주가는 핵심 기술 유출 의혹이 부각되며 이달 2일 47,400원까지 추락했다가 불과 열흘 만에 낙폭의 상당 부분을 되돌리는 모습이다. 장중 한때 59,600원까지 오르며 6만 원선 회복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분석] 사법 리스크 뚫고 11% 급등… 쎄트렉아이, 악재 속 '저가 매수' 쏠린 배경 (출처:네이버증권)
[분석] 사법 리스크 뚫고 11% 급등… 쎄트렉아이, 악재 속 '저가 매수' 쏠린 배경 (출처:네이버증권)

거래량은 장중 기준 80만5,580주를 기록해 전일 약 10만 주 수준에서 800% 이상 폭증했다. 최근 3개월 내 최대 수준으로, 바닥권에서 악재를 소화하려는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6만 원 부근에 두터운 매물대가 형성된 만큼 이를 돌파할 수 있을지가 단기 주가 흐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급을 보면 개인 투자자 중심의 손바뀜이 두드러진다. 매수 상위 창구에는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특히 키움증권이 매수 2위와 매도 1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개인 간 단기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소형 우주항공주 특유의 높은 회전율이 나타나는 구간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월 26일 하루에만 약 9만7,000주를 순매도하는 등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 보유율은 6.3%에서 5.4% 안팎으로 낮아졌다. 이날 급등장에서도 외국계 증권사의 적극적인 매수세는 두드러지지 않아, 지수·섹터를 좌우하는 메이저 자금이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방산·우주항공 대표 종목들이 대체로 보합권에 그친 것과도 대비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는 약 0.05% 상승, LIG넥스원은 0.02%대 강보합에 머무는 가운데, 시가총액 약 6,296억 원(코스닥 148위) 규모의 중형주인 쎄트렉아이만 11%대 급등을 연출했다.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수급 쏠림이 변동성을 키운 전형적인 사례라는 분석이다.

 

주가의 바닥 매수 심리를 자극한 배경에는 실적 개선 기대가 자리한다. 쎄트렉아이는 2024년 영업손실 3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지만, 2025년에는 영업이익 111억 원, 당기순이익 136억 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돼 있다. 2025년 매출은 1,970억 원 수준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2024년 기준 55배 수준이던 PER은 2025년 41배, 2026년 31배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 예상 ROE 역시 5.65%로 플러스로 돌아서며 수익성 지표도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최근 분기 기준인 2025년 9월 잠정 실적에서 서프라이즈율이 마이너스 9%를 기록한 점은 실적 변동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적 추정치 하향 가능성이 재부각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흐름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사업 구조를 보면 쎄트렉아이는 위성 시스템 개발과 자회를 통한 위성 영상 판매, 인공지능 기반 분석 서비스 등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보유 위성을 활용한 임대 서비스 비중을 늘리며, 프로젝트 단위 일회성 수주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반복 수익 모델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방향성이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유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법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쎄트렉아이와 이사회 의장이 정부 허가 없이 UAE 등으로 위성 관련 핵심 기술을 이전했다는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뿐 아니라 향후 정부 주도 우주 개발 프로젝트 참여 제한, 해외 수출 규제 등 직접적인 영업 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일정 부분 리스크가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수사 결과 방향에 따라 주가가 다시 급격히 출렁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단기적으로는 6만 원선 안착 여부가 투자 심리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법 리스크 부각 이전 주가 레벨을 회복할 경우, 일정 수준 이상 리스크 디스카운트가 해소됐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외국인 매도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6만 원 돌파와 안착에 실패할 경우, 이날 급등분이 단기 차익 실현 물량 출회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기적으로는 2025년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고 사법 리스크의 윤곽이 구체화되는 시점까지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시장에서는 최근 저점인 4만8,000원선을 하단 지지선, 6만5,000원선을 상단 저항선으로 보고 트레이딩 중심 접근이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급등이 신규 수주나 정책 모멘텀 등 명확한 호재 공시 없이 수급 변화에 의해 촉발됐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상장주식 수가 약 1,095만 주에 그치고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분을 제외한 실제 유통 물량이 많지 않아, 작은 이슈에도 주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법 리스크 진행 상황과 분기별 실적 흐름을 면밀히 확인하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향후 쎄트렉아이 주가 방향성은 검찰 수사 결과와 2025년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 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우주항공 산업 성장 기대와 법적 불확실성 사이에서 기울어진 저울추가 어느 쪽으로 향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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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트렉아이#사법리스크#저가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