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cm 대벌레, 호주 신종으로 확인”…세계 최대급 곤충에 과학계 격동
초대형 신종 곤충의 발견이 호주 생물다양성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예고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 고지대에서 채집된 대벌레 ‘아크로필라 알타(Acrophylla alta)’는 몸길이 40cm, 무게는 골프공에 맞먹는 수준으로, 현재까지 기록된 호주 벌레 중 가장 거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최중량 곤충으로 알려졌던 ‘호주큰땅굴바퀴’보다 더 무거운 신종일 수 있다는 학계 분석이 나오면서, 곤충 분류와 생물연구 분야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업계와 학계는 이번 발견이 호주 내 생물다양성 조사 역사의 ‘격차 해소’와 미래 엔데믹 생체자원의 가치 재평가라는 두 축 모두에서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아크로필라 알타’는 국제 생물분류학 학술지에 공식 게재된 논문을 통해 신종으로 첫 등록됐다. 발견의 출발점은 SNS에 업로드된 현지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 제임스쿡대 생명과학부 앵거스 에머트 교수와 공동저자 로스 쿠플랜드 박사는, 퀸즐랜드 북부 밀라밀라와 하이피파미 산 사이 고지대 숲에서 직접 거대한 암컷 벌레 표본을 채집했다. 알을 채취해 사육 및 구조 분석을 진행했으며, 알 모양의 차별적 특징을 탐색해 학술적으로 신종 분류를 확정했다. 특히 대벌레는 종마다 알 구조가 극명하게 달라, 현미경 관찰을 통한 미세한 비교가 종 확인에 핵심 증거로 활용된다는 게 에머트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수컷 개체의 존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성별별 형태적 변이와 집단 특성 연구는 계속 추진된다.
기존 호주 토종 곤충 생태계에서 이 정도 규모와 무게의 종은 흔치 않았다. 이번에 채집된 대벌레는 기존 기록상 최댓값을 크게 경신하면서, 호주엔 아직 학명조차 주어지지 않은 신생 곤충군이 대거 잔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퀸즐랜드 박물관 소속 니콜 건터 박사는 “호주 곤충의 70% 이상은 미등록 상태”라며, 내부 생태계의 ‘데이터 흑지대’ 해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형 곤충 발견은 호주 본토 생명의 미지 영역 및 세계적 곤충 분류 연구에도 도전적 과제를 던지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곤충 분류 및 생물정보학 분야는 최근 유전체 분석, AI 이미지 판독 등과 융합해 신종 탐색의 자동화와 가속화가 본격 논의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러한 생물자원 조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반면, 호주는 방대한 지형과 생물다양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통적 현장 조사 의존도가 높아 인력 및 데이터 보완이 병행돼야 할 과제가 크다.
산업‧학계 일각에서는 이번 신종 곤충 발견이 의약, 농업, 소재 등 바이오산업에서 잠재적 활용자원 발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잇따른다. 생물자원 주권과 국내외 생명정보 표준화 정책, 멸종위기종 보호의 현안까지 아우르는 융합적 논의가 촉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학계 관계자는 “대형 신종 곤충이 공식 등록된 이번 사례가 호주 생물자원 활용과 보존 정책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같은 신종 곤충 발견이 실질적 자원화와 신규 가치 창출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