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까지 7박 10일 강행군”...이재명, 중동·아프리카 순방 마무리하고 귀국길
외교전선에서의 주도권 경쟁이 거센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중동·아프리카를 무대로 맞붙었다. 7박 10일 간의 다자·양자 정상외교 행보가 마무리되면서 향후 외교 전략과 경제 협력 구도가 새로운 분수령을 맞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현지시간 오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출국해 7박 10일 일정의 중동·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한국시간 26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은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으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아부다비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체계를 공동으로 개발·생산·수출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방산 협력을 매개로 한 전략 동반자 구도가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두 번째 방문국 이집트에서 이 대통령은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을 만나 인프라·재건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알시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이 카이로 공항 확장 사업과 가자지구 재건 등 대규모 건설 사업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 대학 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의 대중동 구상인 샤인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이 구상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중동 지역과의 에너지·인프라·첨단 산업 협력 틀을 재정비하는 전략적 청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방문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포용적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글로벌 인공지능 기본사회 비전을 제시했다. 또 세계무역기구 중심의 자유무역 체제를 보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G20 공동 선언에 다른 정상들과 함께 참여했다. 보호무역 기조 확산에 맞서 다자 규범을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부각됐다.
마지막 방문국 튀르키예에서는 에너지와 방산 협력이 동시에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원전·방산 분야 협력 심화 방안을 논의했다. 시노프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튀르키예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원전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원전 수출 재도약의 교두보 성격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순방 성과에 대해 격변하는 국제 무역 질서 속에서 한국의 경제적 영토를 글로벌 사우스로 다변화할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최근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지역이다.
또 대통령실은 새 정부 출범 후 반년 동안 이어진 숨 가쁜 다자외교 일정이 정상외교의 공백을 메우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멈췄던 정상외교를 본궤도에 올려놓고 국제사회 속 한국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후 6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유엔총회, 아세안·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그리고 이번 G20 정상회의까지 연속으로 소화했다. 다자외교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양자 협력을 병행하는 방식이 향후 외교·안보 전략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정치권과 외교가는 향후 후속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국회는 순방에서 논의된 방산·원전·인프라 협력 사업에 필요한 제도 정비와 예산 지원 문제를 다음 회기에서 본격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