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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비상계엄 국회 침투 지휘자 조사”…김현태 707특임단장·신원식 전 안보실장 겨냥
정치

“특검, 비상계엄 국회 침투 지휘자 조사”…김현태 707특임단장·신원식 전 안보실장 겨냥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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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의 여진이 정가를 흔드는 가운데,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을 잇따라 소환 조사하며 사건의 전모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의사당 침투와 계엄 해제 표결 방해라는 복합적 쟁점이 정치권의 격렬한 갈등을 예고하는 상황이다.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9월 10일 오전부터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을 소환했다. 김 단장은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부하들과 함께 국회의사당 창문을 파손하고 강제 진입한 뒤 현장에서 진두지휘한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특검팀은 이날 707특임단이 취재기자를 폭행했다는 혐의를 집중 조사했다.

김현태 단장은 일관되게 "계엄 당시 부대원들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국회 경내에서 707특임단 소속 군인들이 취재 중인 기자를 벽으로 밀치고, 양손을 결박하려 했던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뒤늦게 드러나며 논란이 증폭됐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올해 3월 해당 기자를 대리해 김 단장과 부하들을 직권남용체포, 특수폭행 등 혐의로 고소했다.

 

특검팀은 김 단장을 상대로 국민의힘 계엄해제 의결 표결 방해 의혹과도 관련해 당시 국회 상황을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당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상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바꿔, 소속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막으려 했다는 점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표결 당시 추경호, 김희정, 송언석, 임이자, 정희용, 김대식, 신동욱, 조지연 의원 등은 본회의장을 이탈한 채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다.

 

특검팀은 9월 2일 추경호 의원 자택과 사무실, 차량을 압수수색하며, 관련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 역시 4일에 마무리됐으며, 해당 사건과 연루된 조지연 의원실과 당 사무처 직원의 휴대전화도 확보 대상에 포함시켰다.

 

같은 날 오후, 특검팀은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차 불러 조사를 이어갔다. 신 전 실장은 작년 3월 삼청동 안가 회동,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 등과 관련해 여러 차례 특검 조사를 받아 왔으며,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를 언급한 삼청동 모임과 계엄령 선포 당시 대통령실 내 역할로 주목을 받아 왔다. 계엄 해제 의결 이후에는 윤 전 대통령을 집무실로 복귀시키는 데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동행한 정황도 드러났다. 또한 신 전 장관은 작년 9월까지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관련 의혹도 받고 있다.

 

정치권은 계엄 사태와 표결 방해 의혹을 두고 격렬한 진상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프레임 씌우기'라고 방어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는 "헌정질서 파괴 시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향후 김현태 단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추가로 진행하는 한편,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표결 방해 지시 여부와 관련해 압수수색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국회는 계엄 사태 진상 규명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며, 특검 수사의 파장이 여야 정국 대결로 번지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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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조은석특별검사팀#신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