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디지털 전환 모멘텀에 5%대 강세…푸른기술, 외국인 매수에 로봇주 재평가 기대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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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디지털 전환 관련 이슈가 연이어 부각되면서 중소형 로봇주 푸른기술 주가가 단기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 수급이 주가를 견인하는 양상이 이어지며 로봇·스마트팩토리 테마 전반의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와 대기업 로봇 투자 확대가 어떤 식으로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연결될지 주목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8일 푸른기술 주가는 8,370원으로 장을 마쳐 전 거래일 대비 5.82% 상승했다. 이날 5%대 강세를 보이며 단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해, 최근 이어진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관측됐다는 평가다. 6개월 기준으로는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최근 거래량이 늘면서 저점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흐름을 보여 기술적 반등 국면 진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분석] 디지털 전환 이슈 부각… 푸른기술 로봇주 수급 탄력 강화
[분석] 디지털 전환 이슈 부각… 푸른기술 로봇주 수급 탄력 강화

최근 한 달간 주가 변동의 배경에는 로봇 산업 모멘텀과 철도·자동화 이슈가 동시에 작용했다. 특히 포스코DX가 추진하는 디지털 대전환 프로젝트와 현대차그룹의 로봇 투자 확대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로봇 테마주 전반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됐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전환 흐름이 본격화될수록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의 수혜 기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12월 8일 하루 동안 외국인은 약 16만 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은 뚜렷한 매수·매도 방향성을 보이지 않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 강도가 유지되면 주가 추가 상승 여지가 커지지만, 매도 전환 시에는 소형주 특성상 조정 압력이 더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푸른기술은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1,043위로 소형주 그룹에 속한다. 상장주식수는 836만 주, 시가총액은 약 699억 원 수준이다. 동종 업계 빅솔론, 에이텍 등과 비교할 때 외국인 지분율은 4.24%로, 중소형 전자·IT 장비 업종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PER은 업계 평균 대비 다소 높은 편인 반면, PBR은 1.44배 수준으로 자산가치 대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구간에 자리하고 있다.

 

실적과 재무 건전성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푸른기술의 2024년 예상 매출액은 348억 원, 영업이익은 23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은 9.97%를 기록해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부채비율은 23%대로 낮은 편이고 유보율도 800%를 상회해 재무 안정성은 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된다. 상장주식수가 1,000만 주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경우 이익 증가분이 주당 지표 개선으로 직결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로봇 산업 생태계 확장과 디지털 전환 수요 확대는 중장기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포스코DX의 대규모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에는 로봇·자동화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관련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푸른기술은 협동로봇과 양팔 로봇 솔루션 등 제조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어 이러한 산업 구조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투자 확대 계획도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푸른기술은 과거 현대위아와 협동로봇 심포니 15를 공동 개발한 이력이 있고, 국내 최초로 7축 협동로봇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로봇 공장 신설과 자동화 설비 투자 프로젝트가 구체화될수록 검증된 기술력을 가진 협력사들의 재평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기술력에 대한 대외적인 인정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정흥상 푸른기술 부사장은 최근 로보월드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해 회사의 로봇 기술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회사는 또 기계설비 성능점검 개선 제안 사례집을 발간하는 등 자동화·유지보수 분야 전문성 강화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증권가는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 테마성 이슈를 넘어 기술 기반 사업 확장 스토리를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테마 관점에서 푸른기술은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관련 뉴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현대차와 포스코DX 등 대기업의 자동화 투자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가 빠르게 움직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남북 철도 연결, 디지털 화폐 도입 등과 연관된 이슈에도 주가가 연동되는 멀티 테마 성격을 띠고 있어, 시장에서는 뉴스 흐름에 따른 단기 순환매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구조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동종 업종 내에서 푸른기술은 낮은 부채비율 등 재무 안정성 측면에 강점이 있으나, 절대적인 매출 규모와 시가총액이 작아 기관 수급 유입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방어력이 떨어질 수 있어 펀더멘털보다는 수급과 모멘텀에 기반한 단기 매매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대량 매수가 집중된 8,000원 초반 가격대 지지 여부가 주가 향방을 가르는 분기점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8,200원 선을 지키며 거래량이 유지될 경우 직전 고점 돌파 시도가 가능하다는 시각과 함께, 이 가격대를 하회할 경우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하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로봇 관련 수주 확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는지가 추세 상승의 필수 조건으로 지목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테마성 이슈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종목 특성상 뉴스 소멸 이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형주 특성으로 인해 수급 공백 발생 시 급격한 가격 괴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대기업 로봇 투자 집행 속도, 실적 반영 시점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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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기술#포스코dx#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