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CT 인증 장벽 낮춘다”…국립전파연구원, 현장 협의 본격화
ICT 산업 수출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기술무역장벽(TBT) 해소를 위한 글로벌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2025 글로벌 ICT 시험·인증 컨퍼런스’를 3일간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 행사는 국내·외 ICT 시험·인증 제도의 최신 동향과 정책을 공유하고, 국제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상호인정협정(MRA) 및 양해각서(MOU) 체결 확대를 목표로 한다. 업계는 이와 같은 다자 협력이 ‘해외 진출 경쟁력 강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선 미국, 캐나다, 일본, 대만, 베트남, 호주, 인도네시아, 태국, 몽골,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의 정부·시험인증기관과 전문가 100여 명이 모여, 디지털 시험·인증 제도 현황, 신기술 대응 방안, 국제 협력 전략을 폭넓게 논의한다.

국내 ICT 시험·인증 기준은 AI, 6G,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 등 신기술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규제·인증 체계의 유연성과 상호 신뢰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특히 수출 비중이 전체의 34%를 차지하는 우리 ICT 산업이 국가별 상이한 인증 절차와 규정에서 비롯되는 기술무역장벽으로 인해 시장 확대에 직면해 있는 점이 지적돼 왔다.
주요 논의 내용은 각국 규제기관 및 시험인증기관의 제도·정책·기술 정보 교환에 초점을 맞춘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이미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와는 MRA 1단계를, 캐나다와는 MRA 2단계를 각각 체결해 국내 시험성적서 또는 인증 절차를 상대국에서 공식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신흥 전략국가와도 차기 MRA 협상 진출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특히 쉽고 신속한 상호인정 체계 확대는 국내 ICT 기업에 시험·인증 비용과 기간을 단축하고, 수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 및 실무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ICT 시험·인증 경쟁에서는 미국·유럽 등의 선진 표준에 대응하는 유연한 현장 협의와, 각국 맞춤형 인증체계 전략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미국과 유럽은 자체 규제 강화 흐름과 맞물려, CPTPP와 같은 역내 수출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아세안, 중동, 중남미 등 신흥국가와의 상호인정협정 선점이 미래 성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국내 관련 법령·정책 측면에서는 국제 상호인정협정(MRA) 체결 시 국내 시험성적서를 해외에서 인정하는 효력이 생기며, 현행 인증기관 간의 데이터·프로세스 신뢰성 검증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아직 국제 공조 미비로 남아 있는 국가와는 단계별 협상 프로세스 설계가 진행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ICT 신기술의 글로벌 표준화, 시험·인증 신뢰성 제고,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길이 실질적으로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창림 국립전파연구원장은 “대한민국이 ICT 시험·인증 국제 규범과 방향을 선도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지속적 해외 진출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무역장벽 완화 노력이 실제 시장 확장으로 이어질지, 제도적 후속조치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