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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로 제약 패러다임 재편 GC녹십자 A등급으로 도약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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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성과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경쟁축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GC녹십자가 국내 주요 평가기관으로부터 상향 평가를 받았다. 재무 성과 중심이던 기존 제약사 평가 지형이 환경과 지배구조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검증 체계로 이동하는 흐름에서, GC녹십자의 등급 개선은 향후 자본 조달과 글로벌 파트너십에서 의미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제약사 ESG 경영의 성숙도를 가르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GC녹십자는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에서 직전 대비 한 단계 상향된 A등급을 획득했다고 24일 밝혔다. 한국ESG기준원은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3개 부문을 종합 평가해 매년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와 글로벌 장기 투자자들이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고하는 대표적인 공신력 있는 ESG 평가 중 하나다.  

GC녹십자는 환경 부문에서 정량적 성과를 체계적으로 쌓고 정보 공개를 강화한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한 중장기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이사회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체계와 연계한 것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구체적 수치와 지표를 기반으로 에너지 사용량과 배출량을 관리하는 구조를 갖추면서 환경 성과의 추적 가능성과 검증 가능성을 높인 점이 등급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 부문에서는 이해관계자 보호 체계가 강화됐다. GC녹십자는 임직원과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안전보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육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내부 지표를 구축해 리스크 관리의 실효성을 높였다. 더불어 불공정거래와 부정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정립하고 직무별 특성을 반영한 준법 교육을 실시하면서, 제약 유통과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이는 구조를 마련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감시하고 주요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제약바이오 기업 특유의 고위험 연구개발 투자와 라이선스 계약 구조를 감안할 때, 이러한 거버넌스 정비는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국내외에서 ESG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도 GC녹십자와 같은 제약사의 전략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공급망 전반의 환경과 인권 실사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어, 원료의약품부터 완제의약품 생산과 유통 단계까지 ESG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한 기업은 글로벌 시장 접근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 정보 공시 의무화와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으로, 상장 제약사에 대한 비재무 성과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추세다.  

 

GC녹십자의 이번 평가 결과는 국내 제약사가 재무 지표뿐 아니라 공급망 관리, 데이터 투명성, 환자 안전 등 비재무 영역에서 글로벌 규범에 얼마나 근접해 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사례로 해석된다. 연구개발과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줄이고, 임상과 판매 과정의 윤리성까지 포괄하는 ESG 경영이 향후 글로벌 기술 제휴와 라이선스 아웃 협상에서 주요 참고 요소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성열 GC녹십자 경영관리실장은 인권 경영과 공급망 관리, 소수주주 권익 보호를 중심으로 ESG 수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등급 상승이 GC녹십자의 기업 가치와 투자 매력도 제고로 이어질지, 나아가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의 ESG 경쟁을 촉발하는 촉매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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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kcgs#esg평가